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과거 중동호흡기중후군(메르스)과 비교했을 때 치명률(사망자/확진자)은 낮지만, 면역력이 낮은 고령층에서 치명률이 상당히 높다는 공통점이 확인된다. 활동적인 젊은층이 가정으로 바이러스를 옮길 경우 집안 내 고령자들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8일 <뉴스1>이 지난 2015년 발생한 국내 '메르스' 확진자 186명(사망자 38명 포함) 그리고 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6767명(사망자 44명 포함)을 분석한 결과 두 감염병 모두 사망자들은 고령이면서 고혈압이나 만성폐렴, 당뇨, 암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고령일수록 병을 이겨낼 힘이 약하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반대로 40대 미만의 젊은 층에선 사망자가 '코로나19' 30대 확진자 1명만 발생했고 나머지에선 사망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증상도 젊고 건강한 30대 이하는 대부분 경미한 증상을 보였다.
'코로나19' 치명률(0.7%)은 '메르스'(19.4%)보다 훨씬 낮다. 그 이유는 '메르스'의 경우 지역사회 전파가 전무한 가운데 감염이 모두 고령의 기저질환자들이 많이 찾은 병원내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감염자 186명 중 질병으로 병원을 찾은 60대 이상만 40%에 달했다.
이에 비해 '코로나19'는 병원내 전파 사례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지역사회에서 전파됐다. 전체 확진자 6767명 가운데 60대 이상은 20%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코로나19의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배경이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지역사회 전파로 발전한 예에서 보듯, 감염력은 코로나19가 메르스보다 압도적이란 분석이다.
'메르스' 사망 비율을 나이대 별로 살펴보면, 80대 이상은 무려 77.8%에 달했다. 70대는 36.7%, 50대는 14.3% 그리고 40대가 3.4% 순으로 급격히 줄었다. 전체 사망자 36명 중 18명이 70대 이상 고령자로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40대 미만에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코로나19'의 경우 80대 이상 사망률이 6.3%로 가장 많았다. 70대는 3.6%, 60대 1.3%, 50대 0.4%, 40대 0.1%, 30대 0.1% 순이다. 하지만 사망자는 역시 대부분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서 발생했다. 30대 미만 사망자는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이 이뤄지면, 면역력이 낮은 사람이 이겨낼 힘이 없어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해 더욱 위험하다"며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더 취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반면 건강한 사람은 면역력이 좋기 때문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들어와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어 치명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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