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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서 北과 함께 마스크 생산”… 민주·정의당 연일 제안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3-12 13:40:31 수정 : 2020-03-12 14: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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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마스크 공급 부족을 계기로 4년 넘게 멈춘 개성공단 재개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상황에서 북한도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개성공단 운영을 재개해도 생산설비 점검, 필터 공급 문제 등으로 단기간 마스크 공급량 확대로 이어질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 민주·정의 “개성공단 통한 마스크 생산으로 품귀현상 해소, 남북관계 개선해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과 윤소하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을 위한 개성공단 재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전 원내대표와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12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마스크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개성공단에서 마스크와 방호복을 생산해 코로나19의 펜대믹(세계적 대유행)에 대비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며 “당장 북한과의 채널을 열어 개성공단을 가동하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개성공단에는 마스크 제조사를 포함해 70여개의 봉제공장이 있어 여기에서 3만여명의 숙련된 노동자가 마스크와 방호복을 생산하면 물품 부족 문제도 해결하고 나아가 미국 등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있는 나라들도 도울 수 있다”며 “지금 국회에는 작년 11월 여야 의원 157명이 발의한 ‘한반도 평화경제 구축을 위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이 올라와 있는데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켜 개성공단의 마스크 생산이 가능하도록 국회 전체의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도 전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정부 노력에도 마스크 수급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있고 공적물량 확보, 마스크 5부제 등 정부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정부와 마스크 업체가 함께 생산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개성공단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설 최고위원은 “마스크 품귀는 세계적 현상이고 미국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한도 마스크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남북이 협력해서 개성공단 가동으로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다면 마스크 품귀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막힌 남북관계 개선에도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주최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을 위한 긴급 간담회''에서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부터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당시 박근혜정부는 북한이 4차 핵실험과 함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개성공단 운영 중단을 발표했고 다음날 북한도 공단 폐쇄와 남측 자산 동결, 남측 인원 추방 등의 조치를 선언했다.

 

개성공단을 통한 마스크 생산은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 지난 5일 지역 신문 칼럼을 통해 “개성공단 봉제업체들을 가동하면 국내 수요뿐 아니라 세계적 수요까지 감당할 수 있다”고 제안, 주목을 받았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개성공단 폐쇄 전 기준 마스크 제조사 1개, 방진복 생산업체 3~4개, 면 마스크 제조 가능한 봉제회사는 73개가 있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개성공단 안에 있던 마스크 제조업체가 24시간 (공장을)풀가동 했을 경우에 개성공단에서 하루에 20만 장이면 한 달에 600만 장이 된다. 73개 (봉제)업체가 면 마스크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면 한 달만 가동하면 국민 누구에게나 면 마스크를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도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 정부 “남북 인원 실내에서 만나 밀접접촉하는 부담, 시설점검도 필요해 단기간 추진 힘들어”

 

하지만 정부는 개성공단을 통한 마스크 생산이 단기간 추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통일부는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개성공단이 재가동돼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지만 중단된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해서 현실적인 문제들을 점검해 봐야 한다”며 “지금 남북이 방역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남북 인원이 실내에서 만나 밀접접촉을 해야 된다는 상황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왼쪽)은 개성공단을 활용한 마스크 생산 확대를 주장했다. 뉴시스

이어 “그동안 중단돼 왔던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해선 시설점검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같은 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스크는 공장 문제가 아니라 필터 공급이 부족해 증산을 못 하는 것”이라며 개성공단을 통한 마스크 생산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국민 여론은 팽팽히 나뉘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마스크 생산을 위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찬성은 43.4%(매우 찬성 23.8%, 찬성하는 편 19.6%), 반대는 49.9%(매우 반대 27.0%, 반대하는 편 22.9%)로 두 응답 간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만146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4.4%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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