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등이 참여하는 진보·개혁진영 비례연합정당에 대해 다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에서 미래통합당을 ‘도둑’, ‘핑크괴물’ 등으로 지칭하며 ‘성토대회’를 방불케 하는 비판이 이어졌다. 유 이사장은 민주당이 비례정당에 현역 의원을 파견하는 일명 ‘의원 꿔주기’를 두고는 “도둑을 잡으러 가는 것”이라며 “당당하게 하면 된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17일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방송에서 민주당의 의원 파견과 관련해 “기왕 (비례연합정당을) 만드는 건데 뭘 쭈뼛쭈뼛 하느냐”며 “불출마하거나 경선에 낙선한 의원들이 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도둑질하는 것도 아니고 도둑을 잡으러 가는 것”이라며 “경찰차가 출동하는 건데 왜 숨겨야 하느냐”고 역설했다. 의원 꿔주기는 비례대표용 정당이 정당투표 기호에서 앞 순위를 받기 위한 한 방안으로, ‘꼼수’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앞서 제1야당인 통합당은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만든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통합당 의원들을 파견한 바 있다.

그는 진보·개혁진영 비례대표용 정당들이 21대 국회에서 20석 이상을 확보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 국회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이사장은 “(민주당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이 (정당득표율) 3%는 분명히 넘을 것 같다”면서 “민주당의 연합정당과 합치면 교섭단체가 되는 것은 일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는 플랫폼 정당인 시민을위하여의 우희종 대표와 정치개혁연합(가칭)의 하승수 집행위원장도 함께 출연했다. 두 당은 범여권 비례연합정당을 표방한다는 목적은 같지만, 추진 주체나 구성 방법론 등 각론에선 차이점을 보인다. 시민을위하여는 이른바 ‘조국 수호’ 촛불세력이 주도했고, 정치개혁연합은 민주시민사회 원로들이 결성했다. 민주당은 이날 비례연합정당을 위한 플랫폼으로 시민을위하여를 선택했다. 하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민주당에 ‘좀 더 조율하고 발표하는 것이 낫지 않냐’고 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아 유감”이라면서도 “참여 가능성이 다 닫힌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출연자들은 비례연합정당의 비례대표 후보 순번 배치, 당명, 참여세력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우 대표는 민주당이 후보 순번 10번 이후로 자당 출신을 배치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을 두고 “(그렇게 되면 1∼9번을) 소수당으로 채울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이 “공모를 해야 한다”고 하자 우 대표는 “그 부분에 대한 것이 난제이자 고민”이라며 “지금 들어오는 분(정당)들은 다 합격권 안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연합정당 당명에 대해 우 대표는 “‘더불어시민연합’이 주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고, 하 위원장은 “정당들의 참여가 확정되면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중당과 정의당 등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유 이사장은 민주당이 통합진보당의 후신인 민중당과 함께 하는 데 선을 긋는 것과 관련해 “민중당이 오는 순간 보수당에서 종북 논쟁이 생길 것”이라며 “득표 효과도 별로 없는 데다가 이념적 논란만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평가했다. 정의당이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비판하는 것과 관련해선 “민주당은 자위적 조처이고, 의석이 느는 것도 아니다”라며 “정의당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의제를 갖고 뛰는 소수정당들이 원내 교두보를 확보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민주당을 옹호했다.
유 이사장은 민주당 일부 지지자들의 정의당의 불참을 비판하는 것을 두고는 “공동의 적은 미래한국당이고, 나머지는 다 한 편”이라며 “정의당은 25년 진보정당 역사에서 자기 당의 이름을 걸지 않고 선거를 치른 적이 없고, 정의당이 표를 많이 얻는다고 해서 통합당 의석이 느는 것은 절대 아니라 상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적대적인 정서들이 표출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하 위원장은 “논쟁은 좋지만, 취지 자체를 서로 오해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우 대표는 “(통합당의 상징색에 빗댄) 핑크괴물을 없애기 위해 시민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사진=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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