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일본에서의 코로나 19 폭발 사태를 우려하면서 재일 미국인의 철수·귀국을 강력한 표현을 동원해 재차 촉구했다.
주일 미국대사관은 3일 홈페이지(사진)에 영어로 올린 ‘보건 경보(Health Alert)를 통해 “일본은 COVID-19(코로나19)가 급증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면서 “전국적 감염폭증이 임박했다는 의료계와 정치 지도자들이 우려 표명이 증가하고 있다”고 일본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미국으로 귀국을 원하는 미국인은 지금 준비해야 한다(should make arrangements)”며 “미국 거주자이지만 현재 일본에 있는 미국 시민은 무기한 해외에 있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즉시 귀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일 미국대사관은 지난 1일 보건 경보를 통해 재일 미국인에게 즉시 철수·귀국하든지 14일분의 식량·약품을 준비하라고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당시 경보에서는 강력히 권고(strongly recommend)한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비해 이번에는 귀국 준비를 해야 한다((should make arrangements)고 더 강력한 표현을 사용했다. 1일 보건 경보가 재일 미국인의 철수·귀국 권고 성격이었다면 이번 경보는 사실상 철수·귀국령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주일 미국대사관은 이번 보건 경보에서는 일본의 코로나19 검사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 주목된다.
대사관은 “일본 정부가 광범위한 (코로나19) 테스트를 하지 않기로 결정해 정확한 COVID-19 감염률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우리 공관은 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와 함께 도교 (東京)뿐만 아니라 오사카(大阪), 나고야(名古屋), 후쿠오카(福岡), 삿포로(札幌), 나하(那覇) 등에서의 일본 의료시스템을 정밀하게 모니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일본의 의료시스템을 확신하면서도, COVID-19 감염이 현저 증가함에 따라 오는 몇 주간 일본의 의료시스템이 어떻게 기능할지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환자 급증시 미국 국민이 COVID-19 유행 이전에 받아온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은 감염자가 갈수록 증가해 비상 상황에 들어간 분위기다. 4일 낮 12시 현재 감염자는 3854명(크루즈선 712명), 사망자 89명(크루즈선 11명)을 기록해 확진자 4000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3일에는 이번 사태 발생 후 하루 단위로 가장 많은 325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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