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에 입금” 유서 남기고 한강에 투신한 40대 시신 발견

투신 2주 만에… “일 커질 줄 몰랐다”고도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유포했던 텔레그램 ‘박사방’에 돈을 입금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한강에 투신했던 40대 남성의 시신이 10일 발견됐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오전 10시쯤 서울 청담대교 북단 수면에서 해당 남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1구 발견됐다. 직장인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지난달 27일 한강 영동대교에서 투신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뉴스

남성은 A4용지 한 장 분량의 유서를 통해 “박사방에 돈을 입금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피해자들과 가족, 친지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이 남성의 유서가 들어 있던 가방엔 신분증과 지갑 등이 있었지만 휴대전화는 들어있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박사방을 포함한 이른바 ‘n번방’ 수사 부서에 해당 남성의 신원을 조회한 결과 박사방 가입자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앞서 박사방 운영자인 ‘박사’ 조주빈(25)이 체포되고, 박사방 유료 회원 등 참여자들로 경찰의 수사망이 확대되면서 심리적인 압박을 느낀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 남성의 투신 사실을 파악한 뒤로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과 유서, 가족 조사 등을 토대로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확한 경위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박사 조씨의 체포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거나 자수를 하는 유료 회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남 여수경찰서에서는 20대 남성이 독극물을 마신 채 경찰에 자수했다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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