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자산)으로부터 수천억원의 투자를 받은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이 지난 2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2월19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그룹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이 회사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메트로폴리탄이 라임자산으로부터 투자받은 경위와 해외로 잠적한 메트로폴리탄 실소유주 김모(47) 회장의 횡령 혐의 등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김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경찰청을 통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메트로폴리탄은 라임자산에서 약 2800억원을 투자받아 필리핀의 리조트를 인수하고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 개발, 맥주 수입사업 등에 투자했다. 이 돈은 라임자산이 투자한 여러 회사의 전환사채(CB)를 재매입하는 역할에도 동원됐고 김 회장은 이 가운데 2000억원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메트로폴리탄이 자금 횡령을 위해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이 나온다.
라임자산에서 메트로폴리탄에 투자된 상당분은 회수가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메트로폴리탄과 계열사인 메트로폴리탄건설에 대해 지난달 23일 외부 감사를 진행한 이정지율회계법인도 최근 ‘감사의견 거절’ 의견을 냈다. 감사의견 거절은 외부 회계법인이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의 근거 자료가 부실하거나 해당 기업의 존립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내는 의견이다. 두 회사 외에 다른 메트로폴리탄 계열사들도 외부감사에서 대부분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회계법인이 지난해 10월 작성한 라임자산의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펀드에 대한 실사 결과 보고서에도 투자금 예상 회수율이 50~70%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메트로폴리탄 측은 라임자산과의 CB 거래와 결산에 필요한 자료를 검찰에 압수당해 ‘의견 거절’이 불가피했으며, 2000억원 횡령 의혹도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면 상당 부분 소명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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