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공범 ‘부따’ 강훈, 이웃집 학생 같은 평범한 모습에 더 충격

‘부따’ 강훈, 檢 송치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운영 및 관리에 관여한 공범 '부따' 강훈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조주빈(24)을 도와 미성년자 성 착취물의 제작·유포에 가담한 ‘부따’ 강훈(18)의 신상이 공개됐다. 강군을 본 시민들은 앳되고 평범한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군은 신상 공개 결정에 따라 1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8시쯤 유치장에서 나온 강군은 고개를 숙인 채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다. 강군은 취재진을 향해 “죄송하다.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혐의 인정이나 신상 공개 후 심정 등을 묻는 질문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앞서 강군은 전날 신상공개위원회에서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하자 즉각 반발했다. 강군은 같은 날 오후 서울행정법원에 신상공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그러나 강군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강군의 명예, 미성년자인 강군의 장래 등 사익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하므로 피의자인 강군의 신상을 공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강군의 행위, 그로 인한 피해자들의 극심한 피해, 그 행위에 대한 비난 가능성의 정도, 동일한 유형의 범행을 방지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매우 긴요하다”며 “강군의 행위는 사회적으로 고도의 해악성을 가진 중대한 범죄에 대한 것일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비범성을 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도 법원과 같은 입장이다. 경찰은 “범죄 수법이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다수의 피해자에게 지속해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등 범죄가 중하다”며 “국민의 알 권리,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강군은 미성년자인 10대 피의자 가운데 신상 정보가 공개된 첫 사례가 됐다.

이날 언론을 통해 강군을 본 시민들은 놀라움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외모가 사람을 말해주는 건 아니지만 평범해 보이는 학생이 저지른 범죄라곤 믿기지 않는다”는 글을 남겼다.

반면 고개숙인 강군 모습에 얼굴이 잘 안 보인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2001년생인 강군은 미성년자이지만 올해 만 19세가 돼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은 아니다. 이에 법원 판단에 따라 지은 죄 값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군은 박사방 참여자들을 모집·관리하고 범죄 수익금을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를 받는다.

강군은 유료 회원들이 입장료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입금하면 이를 현금화해 조주빈에게 전달하는 등 일종의 ‘자금책’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강군의 신병을 넘겨받는 대로 강군에 대해 보강 수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