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러진 21대 총선에선 4년 전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중도 표가 진보 진영으로 이동하며 여야의 승패가 갈린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범진보가 얻은 정당득표율은 총 48.44%였다. 미래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범보수의 합계 득표율은 40.63%였다. 진보 진영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가 더 컸다.
하지만 20대 총선 때 당시 새누리당의 정당득표율은 33.50%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합한 범진보 진영(32.77%)에 대한 지지보다 더 높았다. 4년 전에는 중도를 표방한 국민의당이 26.74%를 득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이때 국민의당을 지지한 민심은 민주당과 더 가까운 진보 진영 표로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총선에서 4년 전 국민의당을 지지한 표는 돌아온 안철수 대표가 다시 만든 국민의당으로 일부 옮겨가고 나머지는 진보 진영으로 나누어졌다.
이번에 더불어시민당의 정당득표율은 4년 전 민주당보다 7.81%포인트 올랐고 정의당은 2.44%포인트를 더 얻었다. 21대 총선 직전 창당한 열린민주당은 5.42%를 득표했다. 이들 세 정당이 새로 얻은 득표율 15.67%에 이번에 국민의당이 얻은 6.79%를 합하면 22.46%로, 4년 전 국민의당 정당득표율과 유사해진다. 중도를 표방한 표심이 이번에는 진보 진영으로 대거 옮겨간 것이다. 지역구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 여당 압승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18, 19대 총선 때는 양 진영에 대한 지지가 비슷하거나 보수세가 더 강했다. 19대 총선 때 범보수인 새누리당(42.80%)과 자유선진당(3.23%)의 득표율은 46.03%로, 범진보인 민주통합당(36.45%)과 통합진보당(10.30%)의 합계 득표율(46.75%)과 엇비슷했다.
18대 때는 한나라당(37.48%)과 자유선진당(6.84%), 친박연대(13.18%)의 합계 득표율(57.5%)이 범진보를 크게 앞섰다. 당시 통합민주당은 25.17%, 민주노동당 5.68%였다. 4년마다 민심이 출렁이며 변화한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교양학부)는 “우리나라는 80년대에 민주화를 경험한 세대가 50대가 되면서 인구 구성상 진보가 유리해진 측면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민심은 시대에 뒤떨어진 세력을 심판하며 변화한다”며 “보수 개혁을 제대로 하면 그때 민심은 또다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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