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거래’ 손씨 美로 강제 송환해야 [승재현 박사의 법대로] (7)

‘W2V’(웰컴투비디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아지트였다. 회원 수는 무려 128만명. 운영자인 손정우(24)씨는 일반적인 웹에서는 접근할 수 없고 IP(인터넷프로토콜)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을 기반으로 이 사이트를 영위했다. 역시 추적이 어려운 암호화폐를 거래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성인영상은 올리지 마라’고 한 이 사이트의 공지 내용에 소스라치게 소름이 돋았다. 

손씨는 32개국의 국제 공조수사 끝에 검거되었다. 그는 2015년 6월∼2018년 3월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영·유아 성착취 영상물 25만건을 유통하고, 4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런 손씨에게 법원은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였다. 손씨는 오는 27일 만기출소 예정이다. 

법원은 성폭력 범죄가 아니라는 이유로 손씨에게 전자발찌 부착이나 신상공개 명령을 부가하지 않았다. 출소 후 관리할 방안이 전혀 없어 심히 우려스럽다.

손씨가 범한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11조 2항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배포하는 행위’는 음화배포죄(형법 243조)의 가중 규정으로 ‘성폭력 범죄’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전자발찌 부착이나 신상공개를 명령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아쉬움은 뒤로하고 미국에서 손씨에 대한 강제송환을 요청하고 있는 만큼 그 가능성을 따져봤다.

그가 미국으로 송환되기 위해서는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리고 범죄인 인도법의 절차에 따라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에서는 양 당사국의 법률에 의하여 1년 이상의 자유형 또는 그 이상의 중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일 것(2조), 인도 청구된 범죄에 관하여 유죄 또는 무죄선고를 받지 아니하였을 것(5조)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3조는 자국민이 아닐 것이라면서도  다만 인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들 규정을 적용해보면 먼저 미국에서 인도 청구한 범죄가 우리나라에서 유죄 선고를 받지 않았어야 한다. 현재 손씨에 대해 미국 측이 인도 청구한 범죄 중 자금세탁 관련 범죄에 관해서는 전혀 처벌받지 않은 만큼 5조에 저촉되는 않는다. 이중 기소는 아니므로 송환할 수 있다.

다음으로 당사자국 법률에 의해 1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여야 하는데.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3조는 범죄수익을 은닉 또는 가장하면 5년 이하 징역 처하게 되어 있다. 미국 역시 연방형법(18 U.S.C) 1956조항에 의하면 최장 20년의 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우리나라보다 높은 형량이다. 각 나라에서 1년 이상의 징역을 받을 수 있어 송환을 할 수 있다. 

다만 손씨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조약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자국민은 인도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재량에 따라 인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자국민도 인도할 수 있다.

손씨는 3년간 유료회원 4000명을 포함한 128만명의 회원들에게 무려 8TB 상당 25만건의 아동 성착취물을 유포했다. 이 행위에 대하여 1년6개월(18개월) 징역형을 받았다. 6개월 갓난아이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행위에 대한 형벌로는 너무 가볍다는 여론이 컸다. 반인륜적·반문명적인 범죄에 맞는 정의실현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법무부 장관은 손씨에 대한 인도심사 명령을 결정하는 것이 옳다. 검사는 서울고등법원에 인도심사 청구를 하여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결정은 ‘자국민 보호’보다 훨씬 큰 인류 공동의 선인 ‘정의’를 구현하는 길이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