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첫 원내사령탑에 도전하는 의원들의 물밑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공룡 여당’을 이끌 막중한 자리다 보니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도 많다.
23일 민주당 원내대표·국회의장단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7일 오전 9시부터 28일 오후 4시까지 후보자 등록 접수를 받는다. 원내대표 경선은 다음 달 7일 실시된다.
출마 의사를 굳힌 4선(이하 21대 국회 기준)의 김태년·정성호 의원과 3선 전해철 의원은 진작부터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이번에 당선된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의원들로부터 모두 축하 문자를 받았다”며 “열심히 하겠다, (21대 국회 운영에는)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고 호소하더라”고 말했다.
5선의 조정식 정책위의장과 윤호중 사무총장, 4선의 노웅래·안규백 의원, 3선의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박완주 의원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180석을 지닌 거대여당이 되면서 거론되는 후보가 여느 때보다 많다.
친문(친문재인)인 김태년 의원과 전해철 의원은 각각 ‘정책위의장을 지낸 유능한 원내대표’, ‘당·정·청 소통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반면 비문(비문재인)인 정성호 의원은 ‘당의 다양성과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출마 의사를 굳힌 후보들은 68명인 초선 당선인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 때만 해도 민주당 내 계파가 동원된 데다 기존에 쌓인 친분 등이 있어 표 계산이 비교적 가능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초선이 대거 들어오면서 결과 예측이 어려워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보통 한두 번 떨어진 후보들의 경우 의원들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찍어주기도 하는데 아직 국회에 들어오지도 않은 초선에게는 그런 전략이 통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당선인들이 원내대표 투표에 참여하는 문제도 변수다.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다음 달 15일 합당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 전에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에 더불어시민당 당선인들을 참여시키려면 선거인 자격을 규정한 민주당 당규를 수정해야 한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은 조만간 교통 정리가 될 전망이다. ‘이해찬계’로 통하는 김태년 의원과 윤호중 의원이 동시에 출마하면 표가 나뉘어 불리해질 수 있다. 비문인 정성호 의원과 노웅래 의원도 표가 겹친다.
오는 8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과 원내대표 후보들의 짝짓기도 이뤄지고 있다. 전해철 의원은 선거 전부터 당 대표 출마를 굳히고 사실상 선거운동을 시작한 홍영표 의원이 뭍밑에서 돕고 있다. 홍 의원 외에도 송영길·우원식 의원도 일찌감치 당 대표 출마를 굳히고 다른 의원들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이현미·곽은산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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