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24)씨의 아버지가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글을 삭제했다.
손정우씨의 아버지 손모씨(54)는 지난 4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손정우 자국민을 미국으로 보내지 말고 여죄를 한국에서 받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서 손씨는 “(아들의 범죄는) IMF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자기 용돈은 자기가 벌어보자고 시작한 일”이라며 “큰 집으로 이사를 하려고 돈을 모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빠의 입장에서 아들을 사지인 미국으로 어떻게 보내겠냐”며 “미국에서 자금세탁과 음란물 소지죄로 재판을 받는다면 100년형 이상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문화와 언어가 다른 미국에서 교도소 생활을 하는 것은 본인이나 가족에게 너무나 가혹하다. 원래부터 흉악한 애가 아니라서 교도소 생활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며 “아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아 범죄의 심각성을 몰랐을 것이다. 강도·살인·강간미수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손씨는 이날 범죄인 인도심사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0부에 A4용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도 제출했다.
그러나 손씨의 이 같은 행동은 많은 시민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네티즌들은 “반성과 사죄 없이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꼴”, “우리 법을 미국처럼 바꿨다면 이럴 일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고, 결국 손씨는 국민청원 게시물을 삭제했다.
손정우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수한 웹브라우저를 통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에서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 성 착취물을 배포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6개월을 확정 받아 지난달 27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손정우씨는 2018년 8월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미국 연방대배심에 의해 기소됐다. 손씨의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은 오는 19일 진행된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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