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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한 식감·풍부한 주스… 봄처럼 파릇한 맛 [김셰프의 낭만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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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5-16 18:00:00 수정 : 2020-05-16 14: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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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아스파라거스 요리 그린 스파겔 / 살짝 데쳐 샐러드용으로 먹는 고급채소 / 스테이크·파스타에 곁들이면 금상첨화 / 버터에 살짝 구우면 술안주로도 좋아
최소한 3년을 키워야 먹을 만한 크기로 자라는 아스파라거스는 줄기를 가지런히 잘라 살짝 데쳐 먹으면 은은한 단맛이 난다. 유럽의 귀족들이 먹었다는 아스파라거스는 어느덧 우리 식탁에서도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는 야채가 됐다. 오늘은 어머니의 텃밭에서 키운 아스파라거스로 독일 요리인 그린 스파겔에 도전한다.

 

#밥상을 풍성하게 만드는 아스파라거스

하늘이 더욱 푸르게 되는 5월은 고개를 내밀던 작은 꽃과 허브, 야채들이 더욱더 풍성해지는 시기인데 유독 한창 맛있는 야채가 있다. 겨울 내내 땅속 깊이 뿌리를 단단히 숨겨놓고 봄이 되면 슬며시 고개를 드는 아스파라거스다. 백화점이나 큰 식자재 마트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동네 근처 마트나 시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가 있다. 국내에서도 고품질의 아스파라거스를 생산한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건 요리사나 일반 소비자나 모두 반갑고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아스파라거스는 아직 우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야채다. 고작 몇 가닥 줄기에 5000원 정도여서 주부들이 볼 때 저녁 밥상에 올리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맛은 전혀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의 녹색 야채들인 철을 잘 잡은 애호박이나 브로콜리 같은 경우는 개당 1500원 정도로 훨씬 저렴하다.

가격적인 면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조리방법이다. 가정에서 두릅, 샐러리, 오이, 브로콜리는 주로 데친 후 초장에 찍어 먹거나 샐러드에 생이나 살짝 데쳐 곁들여 먹는다. 애호박이나 주키니, 마늘쫑은 무침처럼 조리해 먹는다. 하지만 아스파라거스는 소고기와 볶아 먹거나, 볶음밥에 넣기도 애매하다. 초장에 찍어먹거나 건새우와 무침을 해먹기도 망설여진다. 조리방법이 적어 다른 야채들에 비해 가격이나 맛에서 그다지 매력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아스파라거스는 스테이크나 파스타에 곁들이는 요리로는 금상천화다. 버터에 살짝 구우면 와인 등 술 안주로도 좋다. 다양한 조리방법만 찾으면 아스파라거스는 한국인의 밥상을 더 풍성하게 해줄 식재료인 셈이다.

 

아스파라거스는 아삭하고 채 즙이 풍부하며 첫 맛은 살짝 씁쓸한 맛이 날 수도 있으나 신선한 완두콩 같은 단맛이 난다. 있는 그대로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조리법을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 살짝 데쳐 샐러드에 곁들이거나 버터와 오렌지 제스트를 넣은 채수에 데쳐 먹으면 좋다. 그릴에 구워 살짝 불향을 내면 맛이 더 뛰어나다. 소고기와 궁합이 잘 맞아 함께 강한 불에 볶아 먹거나 소고기로 돌돌 말아 미나리로 묶어 샤브샤브에 담가 먹는 방법도 추천한다.

#특수 야채로 표현하는 개성 있는 요리

독일 요리 그린 스파겔

부모님은 가평에서 취미생활로 텃밭을 일구신다. 주말 농장 개념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배추를 200포기씩 재배해 김장을 할 정도로 규모가 꽤 커졌다. 해마다 고추, 깻잎, 호박, 가지, 감자, 배추를 음식점을 하는 내게도 도움이 될 정도로 가져다준다. 3년 전에 아스파라거스 씨앗을 구할 수가 있어서 한번 부탁을 드린 적이 있는데 그게 어느덧 자라 올해 봄부터는 손님에게 서비스로 줄 정도의 크기가 됐다. 여린 아스파라거스의 껍질을 벗기지 않고 살짝 버터에 볶아 대접해 드리니 먹으면 식감도 좋고 맛이 달다고 한다. 아스파라거스 외에 딜, 한련화, 차빌, 로즈마리 같은 키우기 쉬운 허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재배해 사용하는데 어머니가 모아오신 그 연필 굵기의 작은 아스파라거스들은 정말 3년의 사랑 덕분인지 시중에서 구하는 아스파라거스보다 훨씬 단맛이 돌았다.

 

요리사로써 좋은 재료, 신선한 재료를 얻고자 함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유럽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특수한 허브나 야채 같은 것들을 구하기 위해 직접 농장을 운영하는 곳들도 많다. 농업, 어업 같은 1차산업 생산자 분들과 요리사는 운명 공동체이다. 텃밭에서 식탁까지 정직하게 요리되는 야채가 맛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수익이 안 나는 시장이기에 농부들이 희생을 하며 이런 특수 야채 재배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몇몇 특수 야채 농가들은 자신의 사명감을 가지고 품질 좋은 야채를 재배하고 있다. 이런 다채로운 야채로 요리사가 개성 있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대중들이 즐기도록 관련 야채 시장을 키우는 것 또한 요리사들의 책임 아닐까 싶다.

 

오스테리아 주연·트라토리아 오늘 김동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그린 스파겔 재료와 만들기

 

■재료

 

아스파라거스 4~5개, 계란 2알, 베이컨 1줄, 블랙올리브 2알, 방울토마토 2알, 훌렌다이즈 소스, 버터 1Ts, 소금 some ,식초 50㎖ 물 1L

 

훌렌다이즈 소스 재료 : 화이트와인 100㎖, 계란 노른자 1알, 다진 양파 1ts, 파슬리줄기 some, 설탕 1/2ts, 레몬즙 some, 정제버터 1Ts

 

■만들기

 

① 화이트와인과 양파 파슬리줄기 설탕을 넣고 끓여 반으로 줄여 준 후 체에 걸러 리큐어를 만든다. ② 파슬리 리큐어에 노른자를 넣고 중탕으로 휘핑한 뒤 농도가 나오면 레몬즙과 정제버터를 넣고 훌렌다이즈 소스를 만들어 준다. ③ 아스파라거스는 머리 기둥 밑으로 껍질을 벗겨 준 후 식초 물에 데쳐 식혀 준다. ④ 끓는 물에 식초를 넣어 준 후 계란을 넣어 수란을 만들어 준다. 팔팔 끓이지 않고 계란은 약 3분가량 익혀 반숙을 만들어 준다. ⑥ 팬에 버터를 두르고 베이컨과 블랙 올리브를 넣고 볶아 향을 내준 후 아스파라거스를 넣어 노릇한 색을 내준다. ⑦ 접시에 아스파라거스를 담고 수란을 올린 뒤 훌렌다이즈 소스와 베이컨, 방울 토마토를 올려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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