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부금 사용처 의혹을 받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지난 2018년 기부금 3300여만원을 맥줏집 등에 썼다며 명세 지출 처리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완전한 허위”라고 반박했다.
11일 정의연이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 명세서’에 따르면 이 단체는 2018년 11월 ‘후원의 밤’ 행사를 열어 디오브루잉주식회사에 3339만8305원을 지출했다고 기재했다. 이는 그해 기부금 지출액(3억1067만4155원) 중 약 1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지출 목적은 ‘모금사업’이고 수혜 인원은 999명이라고 적었다. 디오브루잉은 서울 청진동·자양동 두 곳에서 ‘옥토버훼스트’라는 맥줏집을 운영하는 회사다.
정의연이 이날 실제 결제한 금액은 430만원인 것으로 나타나 당시 ‘후원의 밤’ 행사에서 실제 결제액을 부풀려 ‘부정 회계’ 처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정의연은 “그해 여러 행사 지출 총액을 맥줏집 상호 아래 몰아넣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세청 기준에 따라 입력할 때 1년 총 모금사업비가 얼마인지 사업별 기재를 할 때 금액은 합산할 수 있겠지만, 모금사업비 집행처를 모두 쓸 수가 없다”며 “한 해를 다 합친 금액이 모금사업비용으로 지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사무총장은 “디브로잉이라는 법인 이름이 그래서(적혀있는 것)”라며 “그렇게 써도 돼 있는 게 아니라 그렇게 쓰라고 했다. 명시적으로 (국세청) 기준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술자리 기부’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 사무총장은 “그날은 우리가 1년에 한 번 창립기념일에 후원의 날 행사를 오전 2시부터 10시 정도까지 했다”며 “오전에는 가족단위, 청소년들이 와서 음식을 먹고 후원 티켓을 사서 거기서 음식을 먹고 오후에는 행사를 진행하고 맥주도 있기 때문에 맥주도 먹고 이런 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그 비용을 지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사무총장은 해당 의혹을 제기한 매체에 대해 “완전한 왜곡 보도가 아니라 허위 보도”라고 주장하며 법적 조치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나영 이사장 역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아름다운 선행의 밤을 마치 술판을 벌이고, 자금이 불법적으로 오갔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그들(의혹을 제기하는 측)의 평소 행태를 보여준다”고 해당 의혹 제기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다만 이 이사장은 외부 종합 회계감사 의향을 묻자 “이미 법적 절차에 따라 변호사·회계사 한 분에게 감사를 받고 정부에 보고하고 있다”며 “왜 시민단체가 그런 식으로 의혹에 몰려 외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사실상 거부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가 많은데 그 시민단체들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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