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최근 후원금 유용 의혹을 받는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비례대표 당선인을 향해 “억울해하고 답답한 것도 있겠지만 이런 문제는 빨리 털고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
박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의혹과 관련, “논란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소중하게 해 왔던 우리 사회 모두가 소중한 가치, 지켜야 될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는 정의연의 노력들, 그 운동의 진정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루빨리 논란을 종지부 짓도록 정의연이 회계 세부내역을 공개하길 에둘러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금 이 문제와 관련해서 윤 당선인의 책임 여부를 물을 상황까지는 아닌 것”이라면서도 “분명한 건 뭐냐 하면 자칫 회계의 불투명성이 운동의 진정성을 흔들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우리 사회 모든 곳곳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국민의 상식은 어디든 회계의 불투명성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그것은 기업, 혹은 이런 시민사회단체 그다음에 심지어는 동네 조기축구회까지도 총무가 회장이 다 책임지고 이 부분에서 명확하게 다 문서화해서 검증을 다 받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보수 야당의 공세에 대해선 “저러니까 정의연 쪽이라든지 아니면 정의연 쪽을 응원하고 기대하고 있는 국민이 친일 프레임 혹은 여야 혹은 진보 보수의 프레임으로 이거를 방어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필요하시면 ‘(정의연) 너네 다 (회계내역을) 열어봐라’ 하지 말고 뭔가 증거 잡으신 거 있으면 검찰에 바로 고발하시라. 그래서 그렇게 하시는 게 책임 있는 정당과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근거 없이 (범죄인 양) 이렇게 얘기하시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의연 후원금 지출 중 피해자 지원사업 규모가 적다는 지적에 대해선 “피해자의 지원을 제외한 간접적 지원 혹은 그 운동과 그 홍보, 진실을 알리는 게 되게 중요하다”며 “그런 쪽에 썼다면 어떤 활동을 했는지 등을 밝히면 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 폐지를 요청에 더불어 자신이 정의연에 수십년 동안 이용당했다고 주장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현금 들어오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성금과 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그런 적이 없다”며 “2015년 한·일 위안부 문제 협의 당시 10억엔이 일본에서 들어올 때도 위안부 피해자들이 전혀 몰랐다. (정의연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정의연은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에 대해 해명했으나 후원금금 이용 세부 내역 비공개, 윤 당선인 딸 유학자금 출처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정의연은 기자회견에서 “세상 어느 NGO(비정부단체)가 활동내역을 낱낱이 공개하느냐”면서 “왜 이 기준을 기업들에는 적용하지 않는지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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