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에서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공개선발)은 한 시즌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다. 그렇기에 구단들은 매년 봄 새 시즌을 앞두고 해외에서 연습경기 등을 통해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한 뒤 선수를 발탁해왔다. 그러나 올 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이런 현지 트라이아웃이 힘들어졌다. 결국, V리그를 주관하는 한국프로배구연맹은 5월 초 체코에서 예정됐던 트라이아웃을 취소하고 최초로 국내에서 비대면으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비대면 트라이아웃 중 남자부가 15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다. 지난 시즌 성적 역순으로 차등 확률을 부여한 뒤 추첨으로 순서를 가려 지명하는 방식으로 차기 시즌 남자부 외국인 선수 라인업이 결정될 예정이다.
선수들은 참석하지 않고 계약을 위한 서류와 영상, 자료 등만 보내온 상태로 7개 구단은 이를 바탕으로만 지명하게 된다. 사실상 선수의 경력과 에이전트의 추천에만 의존해 선발하는 것으로 실제 경기력뿐 아니라 단체경기에서 중요한 경기 중 태도와 인성 등은 판단할 자료가 없다. 사실상 ‘깜깜이’ 트라이아웃인 셈이다.
이에 따라 올 시즌은 그 어떤 때보다 V리그에서 검증된 경력자들이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한항공은 안드레스 비예나(26·스페인), 현대캐피탈은 다우디 오켈로(25·우간다)와 재계약을 마쳤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리그에서 맹활약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데다가 팀원과의 융합에서도 합격점을 받아 재계약이 유력했었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를 창단 최초 정규시즌 1위로 올린 펠리페 알톤 반데로(31·브라질)와 2000년대 초반 V리그의 전설로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가빈 슈미트(34·캐나다), OK저축은행에서 뛰며 득점 5위에 오른 레오 안드리치(25·크로아티아) 등도 재지명을 노린다. 여기에 밋차 가스파리니(35·슬로베니아), 요스바니 에르난데스(28·쿠바), 알렉스 페헤이라(28·포르투갈), 아르파드 바로티(28·헝가리) 등 한국을 떠났던 전직 V리거들도 이번 트라이아웃을 통해 복귀를 노리는 중이다.
새 얼굴로는 카일 러셀(26·미국), 크리스천 프롬(29·독일), 아미르 가푸르(28·이란) 등이 주목된다. 세 명 모두 현직 국가대표로 구단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자원이다. 다만, 실제 경기 모습을 보지 못한 채 지명을 할 수밖에 없어 구단의 위험부담은 이전 시즌들보다 한층 더 커진 상황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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