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수(1922∼2018)는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 이중섭 등과 함께 ‘신사실파’ 동인으로 활동한 작가다. 신사실파는 해방 후 최초로 등장한 미술그룹이다. 백영수는 이중섭을 필두로 친구들이 모두 떠난 후 홀로 남아 ‘살아있는 신사실파의 전설’로 당시 친구들의 활동상을 알렸다. 특유의 서정적이면서 조화로운 경향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일생동안 창작에 몰두했다. 그는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서 열린 100여회의 전시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고, 2016년에는 대한민국 문화예술 은관훈장을 수훈해 그 공을 인정받기도 했다.
경기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수원 태생이기도 한 백영수의 예술세계를 본격 조망하기 위해 오는 8월9일까지 ‘백년을 거닐다 : 백영수 1922~2018’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아이가 그린 듯 순수함과 평화로움이 감도는 백영수의 작품 105점과 함께 작가의 아틀리에를 재현한 공간 및 아카이브 섹션이 전시장에 구현돼 자유로우면서, 진지하고, 절제된 그의 예술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백영수의 창작 세계와 연관된 삶의 흔적을 살펴보는 아카이브 공간이다. 2018년 타계 이후 자료를 기반으로 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한 연보와 사진, 그리고 수차례 개최, 참여했던 개인전과 단체전의 브로슈어와 도록, 포스터 등이 소개된다. 특히 백영수의 작품이 탄생했던 아틀리에 공간을 재현하고, 그 안에 작가가 실제로 사용했던 그림 도구를 옮겨놔 그의 삶과 창작 세계에 한 걸음 다가가는 기회를 마련했다. 또한 1998년 파리 아틀리에에서 촬영된 작품 ‘모성의 나무’(1998)와 ‘귀로’(2001)를 제작하는 백영수의 모습이 담긴 기록영상을 통해 작품 제작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이외에도 작가와 친분이 있던 인물들이나 가족이 기억하는 백영수와의 일화가 담긴 인터뷰 영상도 마련돼 작가에 대한 이해가 다각도로 이뤄질 수 있다.
2부에서는 194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제작된 백영수의 작품 105점을 연대기적 구성에 따라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백영수의 특징 중 하나인 ‘다양한 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평화롭고 정감 넘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전시 관람은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미술관 누리집을 통한 사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하루 4번(오전 10·12시, 오후 2·4시), 회당 관람 인원은 40명으로 제한하며, 1인 최대 4명까지 예약할 수 있다.
권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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