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사진)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18일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비례대표 윤미향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문제에 대해 “엄중하게 보고 있다. 당과 깊게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광주에서 호남 지역 당선인들과 가진 오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 관련 보도를 지켜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다는 아니지만 대체로 흐름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정해놓고 윤 당선인을 엄호했다. 정의연 회계 문제 등 여러 논란이 있을 때만 하더라도 실무적 착오 정도로 치부하면서 지난 30년간 헌신한 정의연의 활동이 부정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주말 사이 윤 당선인뿐 아니라 이규민 당선인까지 정의연 관련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 내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범계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여론 지형이 좋지 않다. 당에서 본인의 소명, 해명 그리고 검찰수사만을 기다리기에는 아마 어려운 상태로 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아주 오랜 투쟁은 정말로 성과를 인정받아야 하지만 쉼터를 아버지가 관리하면서 월급을 받은 건 공과 사가 구분되지 않은 게 분명한 문제”라며 “당선인이 이런 부분에서 반성이 빈약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당 내에는 여전히 윤 당선인에 동조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김상희 의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친일·반인권·반평화 세력의 부당한 공세에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며 “(정의연의) 회계감사 부분은 당연히 밝혀져야 하지만 그것과 관계없는 부당한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이 당당하게 발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데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의원직)사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일부 문제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됐기 때문에 법원에서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겠다는 주장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에 제가 (정의기억연대 회계 운용 문제와 관련한) 그 부분이 그대로 고발됐기 때문에 검찰 수사과정에서 잘 드러날 것”이라며 “법적인 이야기는 자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 일각에서 나오는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앞으로 의정 활동을 통해서 잘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맞섰다.
앞서 부동산 투기 의혹 문제로 당에서 제명된 양정숙 당선인처럼 윤 당선인도 같은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윤 당선인도 버티기에 들어가면 제명이 되더라도 의원직은 유지되기 때문에 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위원장 말처럼 긴밀히 상의를 하고는 있지만 개별 의원이나 당선인에 대한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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