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이사장을 지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에 대해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28일 “윤 당선인이 내일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며 “다만 시간과 장소는 숙고해 정한 뒤 당에 알려오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직 의원 신분이 아닌 윤 당선인은 회견 장소로 국회가 적절한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정의연 회계 담당자를 다시 불러 조사했다.
◆해명 회견, 거취 표명 없을 듯
윤 당선인이 21대 국회 개원 전날 기자회견을 한다는 점에서 의혹을 털고 임기를 시작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의원직 사퇴 등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전해졌다. 설훈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윤 당선인이 자신의 예금 계좌하고 그동안 썼던 사용처 등을 발표하기 위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윤 당선인 잠행이 길어지자 조속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이날 “본인의 책임 있는 소명이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이날 오전 정의연 회계 담당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8시간가량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26일에도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회계 관리 방식 등을 4시간가량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머니, 기자회견 배후설 반박
정의연과 윤 당선인 의혹, 위안부 운동의 문제점을 폭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지난 25일 2차 기자회견에 대한 여권 일각의 ‘배후·음모설’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차 기자회견문은 내가 직접 꼬불꼬불한 글씨로 쓴 초안을 수양딸이 옮겨적어 준 것”이라며 “내가 바보냐, 치매냐. 백번천번 얘기해도 나 혼자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가 지난 25일 대구에서 윤 당선인의 이중성 등을 비판하는 2차 기자회견을 한 뒤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와 민주당 우상호 전 원내대표, 최민희 전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이 잇따라 이 할머니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발언을 했다.
이 할머니는 “(과거 비례대표 출마를) 주변에서 추진했고 공탁금 납부 등 이미 준비가 다 끝났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출마선언을 한 것”이라며 “(윤 당선인은 당시) ‘할머니가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며 출마를 말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당선인을 향해 “왜 30년 동안 위안부 문제 해결한다고 (해 놓고) 이렇게 엄청나게 해먹은 줄 몰랐다”면서 “이런 사람을 어떻게 국회의원 시키냐, 이 나라에 법도 없느냐”고 반문했다. 또 “(윤 당선인은) 사람이 아니라고 본다. 사람으로서는 그러지 못한다”며 “저를 배신하고, 국민을 배신하고 전 세계 사람을 배신하고 속였다”고 원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제가 코로나 때문에 들어 앉아서, 그 전에 혼자 죽을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이귀전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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