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2일 이틀째 국회로 출근했지만, 줄곧 사무실에만 머물며 두문불출했다.
윤 의원은 전날보다 한 시간 빠른 오전 8시께 자신의 사무실인 국회 의원회관 530호로 출근했다.
취재진이 대기했지만 아무런 말 없이 곧장 사무실로 들어갔다.
황토색 스카프가 연보라색으로 바뀐 것 외에는 옷차림은 그대로였다.
하얀 마스크에 짙은 남색 정장, 백팩 차림에 재킷 왼쪽 깃 위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상징하는 나비 문양 배지, 제주 4·3 사건을 의미하는 동백꽃 배지를 그대로 달았다. 의원 배지는 역시 착용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의원실에는 같은 층을 사용하는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인사차 잠시 들렀고, '60년생 지지자.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화분이 배송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의원실에 들어간 지 8시간만인 오후 3시 53분께 보좌진과 밖으로 나와 "밖에 모임이 있어서 간다"고 말했다.
이후 윤 의원은 김태년 원내대표, 남인순 최고위원과 함께 국회 본청 당대표실을 찾아 이해찬 대표와 면담했다.
1시간 정도 후 당대표실을 나온 윤 의원은 이 대표가 의원직을 유지할지에 대해 말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면담 자리가 어떻게 만들어진 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이날 정오를 넘겨 페이스북에 '국회의원회관 530호 이야기'란 글을 올리고 자신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소개했다.
윤 의원은 "여러 가지 상황이 쉽지 않지만, 윤미향 의원실은 현재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의무를 다하기 위해 분주했다"며 "아직 자리가 잡히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더 노력하려 한다.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시면 더 큰 힘 날 것 같다"고 적었다.
또 "개원을 축하하며 보내주신 화분, 메시지, 전화, 일일이 찾아와 응원해 주신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또한 저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종일 애쓰신 기자들도 수고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연 활동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는 윤 의원은 전날(1일)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성실하고 빠르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민주당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5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에 1차적으로 소명을 했지만, 충분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편지는 21대 국회 개원 인사를 겸해 전날 작성됐다.
윤 의원은 "희망과 기대로 충만해야 할 21대 국회 첫 출발에 저와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활동이 본의 아니게 국민들과 당, 의원들에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했다.
이어 "5월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저와 가족, 정대협, 정의연에 대한 각종 의혹, 때로는 왜곡도 잇따랐다"며 "처음의 막막함, 당혹감을 견디고 기자회견장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의원, 당원들의 응원과 기다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의연 활동에 대한 의원들의 관심과 사랑이 특별함을 새삼 체감하면서 깊은 책임감을 함께 느낀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광복이 됐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에게 광복이 오지 않았어요'라는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말을 거론, "이를 가슴에 새기고 국민의 믿음을 회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