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도 최근 미국 내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사건과 관련, 사하라사막 이남 전역에서 분노가 표출되고 있고 케냐와 나이지리아에선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dpa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케냐 수도 나이로비 주재 미국 대사관 바깥에는 수십명이 평화 시위를 하고, 나이지리아 상업수도 라고스 거리에서는 소그룹의 사람들이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회를 벌였다.
아프리카의 항의는 백인 경관의 무릎에 목을 눌린 채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둘러싸고 미 당국에 정의를 촉구하는 국제적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아프리카 정치 지도자들도 분노에 찬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전 세계 흑인들이 이번 살해 사건에 충격을 받고 심란하다”면서 “민주주의의 위대한 보루인 미국이 21세기에도 계속해서 조직적인 인종차별 문제와 씨름한다는 게 도대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아프리카 역내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의 무사 파키 마하마트 집행위원장도 가장 강도높게 흑인 살해 사건을 규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집권당도 성명에서 일련의 아프리카계 흑인들에 대한 살해는 “미국 사회가 흑인의 생명에 대해 위험할 정도로 낮은 가치를 둔다는 현실을 외면할수 없게끔 부각시켰다”면서 “인종분리가 미국에서 폐지된 지 70년이 다 되도록 유색인종이 피부 색깔 때문에 여전히 일상적으로 죽임을 당한다는 데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도 관련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대변인인 가르바 셰후는 “우리는 경찰과 흑인 공동체 간 신뢰가 회복될 수 있는 더 많은 노력이 이뤄지길 촉구한다”면서 “이 같은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마찬가지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짐바브웨 정부는 미국 대사를 초치해 백악관 한 관리가 짐바브웨에 대해 플로이드 사망 시위를 악용한다고 시사한 것과 관련해 해명을 요구했다.
이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트위터에서 ‘외국의 적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미국 내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백악관 안보보좌관인 로버트 오브라이언이 나중에 짐바브웨를 그 후보의 하나로 지목한 데 따른 것이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