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6학년을 마지막으로 등교 개학이 마무리되자 편의점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등의 여파로 식사나 간식을 편의점에서 해결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CU는 등교 개학이 시작된 5월 20일∼6월 10일 학교·학원가 점포의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삼각김밥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4월 20일∼5월 10일) 대비 44.9%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편의점 대표 상품인 삼각김밥은 10대 청소년들이 등하굣길에 많이 찾는 상품이다.
김밥(33.6%), 햄버거(31.4%), 샌드위치(27.7%), 도시락(21.2%) 등 다른 간편 식품 매출도 크게 늘었다.
삼각김밥과 함께 구매하는 컵라면 판매도 20.8% 증가했다.
해당 상품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지난달 등교 개학 전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했었다.
학생들이 간식으로 주로 찾는 소시지(23.7%)와 빵(24.3%), 튀김류(24.8%)도 두 자릿수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군것질거리인 스낵류와 비스킷·쿠키, 젤리도 각각 24.2%, 18.6%, 15.2% 늘었다.
BGF리테일 임민재 영업기획팀장은 “초중고 등교 개학이 완료되면서 학교 주변 상권도 다시 활력을 찾아가는 모습”이라며 “재난지원금 영향으로 편의점을 찾는 학생들이 늘면서 주요 상품의 발주량이 전월 대비 1.5~2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용·체크카드 충전금 형태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주로 외식과 장보기 등에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8개 카드사(KB국민, 농협, 롯데, 비씨, 삼성, 신한, 하나, 현대)의 지난달 11∼31일 신용·체크카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체크카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액은 5조6763억원이다.
이 가운데 가장 사용액이 큰 업종은 대중음식점이다. 카드충전금 사용액의 24.8%에 해당하는 1조4042억원이 음식점에서 소비됐다.
마트·식료품점에서 쓴 금액은 1조3772억원(24.2%)으로 그다음으로 많았고, 병원·약국에서도 5904억원(10.4%)이 사용됐다.
특히 늘어난 소비는 전통시장보다 식자재마트, 하나로마트 등 지역 중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집중됐다. 여기에 이케아,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 등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형마트 규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지난달 13일부터 말일까지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다. 반면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경우 지난달 16∼17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편의점 GS25도 재난지원금 포인트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 결제비중이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소비 패턴’이 본격화되면서 온·오프라인 간 기울어진 운동장이 만들어진 만큼 이제 대형마트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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