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를 잘 키워주겠다며 입양한 뒤 2시간도 채 안 돼 도살한 7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그는 도살 이유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지만, 전 견주는 “개소주를 만들어 먹어 버렸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76)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의 의뢰를 받아 개들을 도살한 업주 B(65)씨도 동물보호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진돗개 모녀(2마리)의 전 주인인 C씨는 지난달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입양 보낸 지 2시간도 안 돼 도살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C씨는 A씨가 강아지를 데려간 날 바로 도살업자에 의뢰해 도살을 진행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C씨는 일명 ‘개소주’를 해먹기 위해 A씨가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도살을 의심하는 C씨에게 A씨는 노발대발하며 “난 절대 개고기 안 먹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A씨는) 능청스럽게 소개자와 같이 저를 속이며 저뿐만이 아니라 저희 할머니, 부모님까지 속여 가며 심지어 경찰관, 수사관까지 속이며 거짓을 반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파렴치하고 욕도 아까운 개백정들 제발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며 A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은 실제로 방범 카메라, 폐쇄회로(CC) TV 등을 분석한 결과 A씨가 B씨에게 의뢰해 진돗개 2마리를 모두 도살한 것을 확인했다.
A씨는 지난달 17일 C씨로부터 진돗개들을 “잘 키워주겠다”고 약속한 뒤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소개자로부터 소개를 받아 A씨에게 진돗개 모녀를 넘겼다. A씨는 이 진돗개들을 받자마자 도살장을 운영하는 B씨에게 맡겨 도살한 혐의를 받는다.
C씨는 개들이 잘 있는지 확인에 나섰다가 2마리 모두 도살된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A씨와 B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인정했지만, 도살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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