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집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실패 없이 나만의 맛집 찾는 법이 있다. 그동안의 답변을 정리해보니 3가지로 추려진다. 호불호 영역인 맛의 세계에서 ‘완전 호’까지는 아니라도 ‘평타’는 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특산물을 알아보자.
지역 특산물은 그 지역에서 특별히 많이 생산되거나, 다른 지역보다 품질이 뛰어난 상품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을 갈 때면 그 지역의 특산물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음식점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횡성은 기본적으로 한우로 유명한 곳이다. 포털에서 ‘횡성 맛집’을 검색하면 다른 먹거리가 크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우 고깃집들이 쭉 나온다. 그러나 삼시 세끼를 한우로만 먹을 수는 없는 법이다.
횡성 특산물을 한번 검색해보자. 한우뿐만 아니라 더덕, 안흥찐빵, 어사진미, 토마토, 절임배추 등등이 나온다. 횡성 더덕은 평균 해발 300m 지역의 물 맑고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 자라고 전국 더덕 생산량의 50%를 차지한다. 특유의 부드러운 육질과 아삭한 식감을 지닌 더덕을 맛보기 위해 ‘횡성 더덕 맛집’을 검색해서 소개되는 곳들의 평점이나 후기 등을 참고해서 찾아가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장에 들러 안흥찐빵, 어사진미, 토마토, 절임배추, 횡성 잡곡 등을 구입하거나 맛보는 것만으로도 횡성 미식 투어의 대미를 마무리할 것이다.

#지역음식의 스토리를 알고 가자
향토음식은 그 지역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역음식의 스토리를 알고 나면 맛은 물론, 그 지역 문화도 이해할 수 있다. 제주도는 음식 이야기를 할 때 끊임없이 등장하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곳이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갯바위로 이루어진 곳이 많아 갈치, 한치, 고등어, 옥돔, 보말, 전갱이 등등 풍부한 수산자원을 자랑한다.
재미난 것은 제주도는 예상외로 회 문화가 그렇게 발달한 곳은 아니다. 향토음식을 보더라도 회보다는 국, 조림 문화가 더 발달됐다. 제주도 향토음식 전문점을 찾다 보면 갈치조림, 갈칫국, 옥돔구이, 성게미역국, 각재기국(전갱이국), 몸국 등 다양한 국이 있다. 물은 안 마셔도 국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소리는 아니다.
제주의 회문화에서 본다면 뭐니뭐니해도 바로 제주도에서는 냉국(들어가는 식재료에 따라 달라진다. 오이가 들어가면 오이냉국 이런 식이다)이라고 표현하는 물회가 있다. 배에서 어부들이 가볍게 끼니를 대신하기 위해 만든 물회는 타지역의 고춧가루, 고추장·초장 베이스의 물회와는 다르다. 된장 베이스 육수에 초를 풀어 구수하면서 새콤한 맛을 자랑한다. 대표적으로 자리물회, 한치물회, 해삼물회 등이 있다.

고추 씨앗을 파종해도 자라지 않는 지질 때문에 맑은국, 된장물회가 발달했다. 또 따뜻한 기후로 저장식품은 발달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김장문화가 없다. 호박잎, 시금치, 고사리 등등 사시사철 신선한 재료들이 나기 때문에 그때그때 수확해 먹는다. 제주는 물이 고이지 않는 현무암, 사질토로 이뤄져 벼농사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쌀보다는 조, 수수, 콩 등의 잡곡류가 풍부하다. 또 감귤, 말, 흑돼지 등등 제주도 식문화를 풀어낼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다. 제주도에서 맛집을 찾을 때면 왜 이런 문화가 발달되었는지 알아보자. 단순히 인스타그램에서 예쁜 신상 맛집들만 찾아볼 것이 아니라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향토 음식, 문화를 알고 나열해보면 나만의 맛집 리스트를 채우게 될 것이다.
#지역 특성화 음식을 찾아보자
여행지에는 특산물, 향토음식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지역에서 시작되었거나 특별하게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있다. 대구의 특산물은 체리, 연근, 미나리 등이다. 이 중 연근은 대구가 전국 최대 산지다. 대구 지역의 돼지고깃집에 가면 삼겹살과 함께 미나리를 함께 먹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팔공산에서 나는 청정 미나리는 대구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식재료다.
그런데 이들보다도 더 알려진 대구 음식이 있다. 정작 대구 사람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으나 타지에서 오는 여행객들이 찾는 10가지 음식이다. 바로 대구시에서 여러 의견을 수렴해 전략적으로 선정한 대구 10미(味)다. 대구육개장으로 불리는 따로국밥, 막창구이, 뭉티기, 동인동 찜갈비, 논메기 매운탕, 복어불고기, 누른국수, 무침회, 야끼우동, 납작만두는 대구를 식객의 천국으로 만들었을 정도로 성공적이다. 대구 방문 시 지역 특산물과 함께 특성화된 이들의 음식들을 잘 선별한다면 맛으로는 흐뭇한 여행이 될 것이다.
여행에서의 가장 큰 묘미는 바로 맛집 투어라고 생각된다. 나 역시도 타 지역의 맛집을 찾을 때면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포스팅이나 방송 또는 검증된 기관의 평가를 참고하기도 한다. 물론 이들이 선정한 맛집을 찾아가는 것도 큰 즐거움일 수도 있지만 이런 세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고르고 골라 나만의 맛집을 찾아보는 것도 여행에서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나만의 숨은 맛집을 찾아보자!
김도훈 핌씨앤씨 대표 fim@fim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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