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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감염병도 생태 위기 주원인… 생물다양성 회복해야

입력 : 2020-06-20 10:08:22 수정 : 2020-06-20 1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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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서식지 훼손 등 생태계 파괴 / 신종 바이러스 출현·재난 자정능력 한계 / 기후 탄력성 회복… 건강한 생태계 만들어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비상 상태에 있다. 사람의 생명이 담보된 일이니 정부와 국민이 합심하여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응과 함께 앞으로 닥쳐올 코로나19 이후(Post-COVID19)에 대한 준비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올바른 해결책 마련을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 분석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최근 다수의 연구는 발생 빈도가 잦아진 감염병의 원인으로 기후변화와 이로 인한 생물다양성 손실을 꼽고 있다. 이상 기후로 인한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 밀집 사육으로 인한 전파의 가속화, 서식지 파괴로 인한 야생동물의 이동 및 인간과의 접촉 증가 등이 감염병 발생과 확산의 주된 요인으로 간주된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인간의 무분별한 포획과 개발 행위 등으로 인한 생물다양성 손실의 문제는 현재 심각한 수준이다. 생물다양성 과학기구(IPBES)가 2019년 5월 발표한 ‘지구 생물다양성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후 전 세계 산림면적의 32%, 습지의 85%가 손실되었다. 또한, 현존하는 생물의 20%에 해당하는 100만여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우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된 만큼 많은 서식지가 훼손되고 생태계가 절단되었다.

생태계의 교란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생물다양성은 뛰어난 자정 능력을 통해 인류의 생존을 도왔다. 대기오염과 홍수 등 자연 재난으로부터의 방파제 역할은 물론, 식량과 주거, 질병 치료제에 이르기까지 생명적 삶을 위한 필수 요소들이 생물다양성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신종플루(2005년), 사스(2012년), 메르스(2015년), 코로나19(2019년) 등의 사례에서 보듯, 야생동물 기인의 감염병 발생 빈도는 점차 잦아지고 그 피해는 갈수록 치명적이다. 생물다양성의 자정 능력이 한계점에 이르렀음을 알려 주는 신호다. 탄소기반의 사회·경제구조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그린뉴딜(Green New Deal)’이 필요한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린뉴딜은 온실가스 감축이나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통한 기후변화의 대응책으로만 주로 이해된다. 오늘날 기후위기는 생태위기와 맞물려 있는 만큼, 그린뉴딜은 기후 탄력성의 회복과 함께 망가진 생태계의 회복까지 포괄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건강한 생태계는 다양성, 순환성, 자정력을 특징으로 한다. 생태계의 복원은 생태계의 이런 특징과 요소를 되살려내는 것을 말한다. 그린뉴딜이 지렛대가 되어 경제의 탈탄소화와 함께 생태사회로의 전환, 즉 녹색전환을 끌어내야 한다.

올해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 주제는 ‘자연에 답이 있다(Our solutions are in nature)’이다. 우리가 처한 위기가 생물다양성 손실에서 비롯되었으니, 그 해결책은 자연, 즉 생물다양성의 회복에 있다는 뜻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환경정책은 국민의 생명안전 혹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하고, 그 기초는 생물다양성 회복에 두어야 한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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