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아버지가) 항상 5.18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부분에 대해 마음 아파하셨다”며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노 원장은 “(아버지가) ‘다시는 광주 같은 일이 일어나면 안 되고 차라리 내가 희생되는 게 낫다’고 말씀하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원장은 “아버님이 일어나지 말아야 될 우리 광주 5·18과 관련돼서 큰 마음의 짐을 항상 가지고 계셨다”며 “사실 (아버지가)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이 오면서 참배를 하고 또 사죄의 행동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있었고 저한테도 고스란히 마음의 짐이 됐다”는 심경을 밝혔다.
노 원장의 따르면 노태우 전 대통령은 현재 말과 거동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로 병상에 누운지 10년이 넘었다.
일부 극우인사가 주장하는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5·18을 둘러싸고 북한군이 개입됐다든지 사실이 아닌 이런 엉터리 뉴스를 통해서 국론이 분열되고 이런 일이 많았다”며 “그래서 (아버지가) 굉장히 안타까운 표현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노 원장은 “저희 아버님은 항상 본인이 역사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시는 분”이라고 평가하며 “5·18과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하셨든간에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생각하신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원장은 “5·18 상처를 치유하고 또 화해하는 데 있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를 해야 되고, 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앞서 5월 단체를 찾아가 사죄했던 노 원장은 “감히 제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많이 오랜 세월을 받으신 분들인데 그래도 대승적으로 저를 맞이해 주시고 또 관용과 화해의 느낌으로 말씀을 많이 해 주시고 그래서 제가 많이 감사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노 원장은 “40년 동안에 차곡차곡 쌓여왔던 일이 제가 몇 번 가서 참배하고 사죄한다고 풀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역사라고 하기에는 거창하지만 양심에 따라서 계속 제가 해야 될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해서는 “그분들은 또 그분들 나름대로 생각과 또 행동이 있으시기 때문에, 언젠가는 또 그분들이 좋은 생각을 하시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노 원장은 지난달 29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아버지 이름으로 헌화했다. 당시 노 원장은 5·18민주묘지로 이동하면서 ‘전두환 비석’을 밟고 들어가 눈길을 끌었다.
노 원장은 지난해 8월에도 5·18민주묘지를 찾아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했고 같은해 12월 오월어머니집에 들러 정현애 이사장 등 피해 당사자를 만나 다시 한번 사죄의 뜻을 전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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