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측근들이 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동병상련 처지에 놓였다.
24일(현지시간) 메디아파르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최측근인 알렉시 콜러 대통령 비서실장이 해운사 MSC에 특혜를 제공하는 등 유착됐다는 의혹에 대해 사법당국의 재수사를 받게 됐다.
당초 프랑스 검찰은 콜러가 과거 재정경제부 고위관료 시절 스위스·이탈리아계 해운사인 MSC와 유착돼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으나, 지난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반부패시민단체 앙티코르가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일종의 재정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사건을 수사 판사들에게 배당했다.
콜러는 재정경제부 관료 시절 세계적인 해운사이자 자신의 외가 쪽 친척이 설립한 MSC의 관련 사업에 개입해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프랑스 재경부에서 MSC로 직장을 옮기면서 공무원 윤리 규정을 위반한 의혹도 받고 있다. 고위공무원들은 사기업으로 스카우트되기에 앞서 이해관계 충돌 여부에 대해 정부윤리청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콜러는 이 과정을 건너뛴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도 내각 참모가 업자와 유착됐다는 의혹에 휩싸여 정치적 공격을 받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로버트 젠릭 주택부 장관이 10억파운드 규모의 주택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한 업자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젠릭 장관은 지난 1월 중순쯤 영국 동부 지역에 1500세대 규모의 주택을 건설하는 계획안을 승인했다. 문제는 지방 의회와 관련 부서가 반대하는 주택 개발 계획이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젠릭 장관이 승인한 주택개발을 시행하는 부동산개발업자 리처드 데스몬드가 지난해 11월 보수당의 정치기금 모집 행사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당시 젠릭 장관도 같은 행사에 참석했으며 데스몬드 바로 옆자리에 앉아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건넸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데스몬드는 젠릭 장관에게 그가 추진하는 주택개발 프로젝트 관련 홍보 영상도 휴대전화로 보여줬다고 한다. 라일라 모란 자유민주당 의원은 젠릭 장관의 즉각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으나 존슨 총리는 참모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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