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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맞아 식량·식품업 완전히 변한다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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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06 10:00:00 수정 : 2023-12-28 21: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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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 뉴욕에서 국제사회의 식량 비상사태에 관한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전 세계의 식량 공급망이 붕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억명의 어린아이와 성인이 오랜 기간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쿠테흐스 총장은 “5세 미만 어린이 1억4400만명을 비롯한 현재 전 세계에서 최소 8억2000만명이 굶주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같은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각국 전통시장이 봉쇄조치로 크게 위축됐고, 전 세계 항공과 선박 등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서 생산·수출국에서는 식량 폐기가, 수입국에서는 부족 사태가 각각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으로 세계적으로 2억6500만명이 해결하기 힘든 식량 부족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지난해 극심한 식량 부족 상황에 놓인 1억3500만명의 배 가까이 이르는 수치다. 

 

감염병 확산이 크게 증폭하던 지난 4월에는 주요 20개국(G20)의 농업·식량 관계 장관들이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각국의 봉쇄 조처가 국제적인 식량 공급망까지 교란하면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공동 성명을 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쌀과 밀을 수출하는 인도와 태국, 베트남,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에서 잇달아 수출제한 조치가 발표된 데 따른 우려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초기 예상과 달리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전 세계는 식량 이슈로 고민하고 있다. 공급망 문제뿐만 아니라 식품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감염병 시대를 맞아 일반 소비자의 식품에 대한 환경 및 건강 기준이 매우 높아진 탓이다. 이에 원료 그대로의 식품뿐 아니라 가공품에 대해서도 원산지와 제조 공정, 첨가물 등에 대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고 있다. 

 

곡물과 과채, 수산물 등 1차 식량은 공급망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가공돼 나오는 2차 식품은 제조·유통 공정, 환경 인증, 포장 용기의 재질까지 더 꼼꼼한 조건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식품업계는 이런 대내외 상황에 맞는 환경친화성 강화 등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으며, 원료 수급에도 선제로 나서는 등 큰 폭의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이른바 코로나발(發) 식량·식품업계의 지각 변동인 셈이다. 

 

앞서 유엔은 2000년 새천년개발목표(MDGs) 이행을 시작하면서 전 세계 빈곤·기아 인구의 획기적인 저감을 도모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후퇴하는 실정이다. 또 2015년에 시작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는 지구환경 오염과 기후변화 대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이러한 유엔의 목표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한편 더 많은 도전과 노력을 요구한다. 특히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식량, 식품이 그 도전의 가장 최전선에 있다.

 

식량·식품업의 경제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수산업 한 분야만 봐도 종사하는 인구가 전 세계에서 6000만명에 이르고, 수산회사가 보유한 어선 수만 300만~500만척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거대기업식 어업은 오는 2050년이면 자연 상태에서 조업량을 70% 이상 급감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의 수산물 소비가 10년 후 현재보다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식량업계는 공급망 붕괴와 고갈, 오염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세계적인 식품회사인 네슬레를 비롯한 국내를 대표하는 CJ제일제당과 현대그린푸드 등이 친환경과 지속가능성, 바이오 첨단 기술의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선 기업들을 필두로 올해 식량·식품업계의 커다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유엔 75주년의 의제는 ‘Shaping our future together: 우리 함께 만드는 미래’, ‘The future we want: 우리가 원하는 미래’다. 이처럼 커다란 도전과 위기를 맞아 식량·식품업의 미래가 어떤 혁신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김정훈 UN SDGs 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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