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추행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를 조롱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현직 여성 검사가 또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언론사들의 보도로 자신이 ‘무료 광고’의 덕을 봤다는 비아냥이다.
진혜원(45·사법연수원 34기) 대구지검 부부장검사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겸허한 오징어 실물이 전국에 방송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며 “더 겸허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진 검사가 박 전 시장의 발인일인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자수한다,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 두 분을 동시에 추행했다”며 올린 박 전 시장 등과 팔짱을 낀 사진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것을 비꼰 말이다.
이어 진 검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표창장 사태’ 당시 ‘페북가단, 차발불가단(머리카락은 못 잘라도 페이스북에는 단호하게 가입한다)’의 마음으로 지난해 말 시작한 계정”이라며 “최근 며칠 간 팔로우 해주시는 님들이 하루에 1000분씩 늘고 계신다”고 했다. 그는 “방송도 해주시고, 무료로 광고도 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 올린다”고도 덧붙였다. 감사원 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앞서 진 검사는 지난 13일 글에서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향해 “현 상태에서 본인이 주장하는 내용 관련 실체 진실을 확인받는 방법은 여론재판이 아니다”라며 “유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해서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진 검사는 ‘흥행몰이’와 ‘여론재판’이라는 표현으로 피해자를 비꼬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진 검사의 징계 심의를 촉구하는 공문을 대검에 보냈다. 여성변회 측은 진 검사가 “고인(박 전 시장)에 대한 애도를 부적절하게 표현했을 수 있다”면서도 “공무원으로서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여론재판이라고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징계를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진 검사가 피해자에게 온당치 않은 방식으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진 검사에 대한 감찰을 대검 감찰부에 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규정에 따라 대검 감찰3과가 사건을 직접 담당하거나, 대구고검 또는 대구지검으로 이첩할 수도 있다. 윤 총장은 감찰 담당 부서의 결과를 보고받고 징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징계를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징계 종류는 다른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해임과 면직, 정직, 감봉, 견책 등이 있다.
한편, 진 검사는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반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는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친여 성향으로 평가받는 검사다. 진 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또 다른 글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언급하며 “(여성이) 남성 상사와 진정으로 사랑해도 성폭력 피해자일 뿐,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 없는 성적 자기 결정 무능력자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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