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이 지난 7일 일괄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왼쪽 사진)와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 사진)가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진 전 교수는 ‘집 지키기’라고 폄하한 반면 이 지사는 ‘결단’, ‘희생’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진 전 교수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노 실장과 김조원 민정수석이 집을 파는 문제를 놓고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몇몇 보도를 언급한 뒤 “공직은 짧고, 집값은 길다”고 논평했다.
이어 “시간은 다가오고, 매각은 곤란하며, 판단은 안 어렵다”고 비꼬았다.
앞서 노 실장은 다주택자 수석들에게 ‘이달 안으로 1채 외 모두 팔라’고 강력히 권고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에 사의를 표명한 비서실 소속 수석 중 김 수석 외 김외숙 인사수석과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이 다주택자다.
이 지사도 이날 SBS와 인터뷰에서 이번 청와대 참모진의 일괄 사표에 대해 “부동산에 대해 이해관계를 가지는 사람들이 부동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정책을) 불신하게 된다”며 “국민이 정부 정책을 불신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99% 잘하고 있지만 1% 작은 구멍으로도 틈새를 통해 엄청난 압력이 생겨난다”며 우려했다.
동반 사의표명에 대해서는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결단이고 어쩌면 희생이라 할 수 있다”고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1% 부족하다”고 평했다.
이 지사는 “임대사업법을 통해서 투기 수요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주기까지 했고, 이제는 지금 사지 못하면 (아예) 못 산다는 ‘공포 수요’까지 겹쳐 시장이 왜곡됐다”며 “투기로 인한 이익은 조세나 개발부담금 등을 통해 최대한 환수하고, 집을 사지 않고도 주거가 가능하도록 무주택 중산층까지 살 수 있는 ‘기본주택’, ‘장기공공임대주택’을 지어 공포 수요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번 일괄 사의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이인영 통일부·김현미 국토교통부·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경제 부총리)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까지 모두 싸잡아 ‘1회성 이벤트’에 집착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홍 의원 8일 폐북(사진)에 “9월이 되면 부동산 폭동으로 문재인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이미 예측한 바 있지만, 붕괴 순간이 더 빨리 오는 것 같다”며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중심으로 폭주하다가 치명상을 입고 비틀거리고 내각은 법무 난맥상 추미애, 대북 난맥상 이인영, 경제 난맥상 홍남기, 부동산 난맥상 김현미가 대활약하고 있고, 국회는 폭주 기관차처럼 김태년 기관사가 문재인 기차를 초고속으로 탈선 운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미지 정치가 이렇게 나라를 망치는 데도 아직도 집착하는가”라며 “일회성 이벤트로만 순간을 모면하려는 이미지 정치는 그만하시고 무너지는 국가체제나 다시 바로잡으시라”고 조언했다.
홍 의원은 이번 폭우에 따른 피해와 관련해 이명박(MB) 시절 현 여권이 4대강의 지류, 지천 정비에 반대한 데서 비롯됐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MB 시절 4대강 정비에 이은 지류,지천 정비를 하지 못하게 그렇게도 막더니 이번 폭우 사태 피해가 4대강 유역이 아닌 지류, 지천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제사 실감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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