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인 인천시청 여자핸드볼 실업팀 선수들에게 ‘갑질’과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오영란(48) 선수 겸 코치가 징계를 받았다.
29일 인천시체육회에 따르면,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27일 위원회를 열고 오 코치에게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또 선수들을 술자리에 불러 물의를 빚은 조한준 감독은 출전정지 3개월 징계 처분을 받았다.
앞서 오 코치는 소속팀 후배 선수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하거나, 선물을 강요하고 선수단 식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오 코치는 위원회에서 성희롱 발언 의혹에 대해서는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소속팀에 선수들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있는 점, 선수단 식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액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 오 코치에 대해 성희롱과 품위 훼손 혐의만 적용해 징계를 내렸다. 오 코치는 지난달 17일 팀에 사표를 제출해 수리됐으나, 시체육회에 따르면 징계는 사표와 무관하게 진행된다.
오 코치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유명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을 비롯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한 베테랑 골키퍼다. 최근까지는 인천시청 여자핸드볼 실업팀에서 선수 겸 코치로 활동했다.
위원회는 2017년 하반기 소속팀 선수들을 사적인 회식 자리에 불러 논란이 된 조 감독에 대해서는 공적을 참작해 징계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낮춰 의결했다.
그러나 출전정지는 자격정지와 달리 경기에만 나설 수 없고, 나머지 감독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이에 의혹을 공론화한 선수와 가족 등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일 중부일보는 “성추문부터 횡령, 갑질 의혹이 있다. 자격정지 1~3년 등 중징계를 기대했으나 역시 봐주기로 끝났다”며 “앞으로 선수들과 조한준 감독이 어떻게 함께 운동할 수 있겠나”라는 인천 체육계의 한 관계자 말을 전했다.
한편 인천시체육회는 29일 오후 징계위원회를 열어 체육회 소속 간부급 직원 A씨 등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A씨는 조 감독 등이 모인 술자리에 불려 나온 선수들에게 강제로 술을 따르게 하고 노래를 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인천시청 여자핸드볼선수단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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