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4차추가경정예산안까지 안 가도 (집중호우 피해 대처) 뒷받침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세종에서 외신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4차 추경안 편성을 고려하는지 묻는 질문에 “추경을 하지 않고도 예비비 등으로 충분히 집중호우 복구 (재원을) 충당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기정예산(이미 편성된 예산)과 예비비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예산에 재난적 상황이 벌어질 때 국고채무부담행위라는 게 있다. 외상 채무와 비슷한 것으로, 이제껏 거의 사용이 안 됐는데 우리 예산에 올해 1조원 정도가 있다”며 “이것을 이용할 수 있어 복구를 위해 4차 추경까지 안 가도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총 2조6000억원의 예비비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예비비 외에도 정부가 재난재해와 같은 비상사태 대처를 위해 예산의 추가확보 없이 1조원 한도로 채무를 질 수 있다는 뜻이다.
국가재정법의 ‘국고채무부담행위’ 규정에 근거한 것으로 채무는 다음연도 이후의 예산에 계상된다. 이런 가용재원을 모두 합하면 4차 추경 없이도 호우 피해에 대응할 여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가능성에 대해서는 “재정 부담도 크고 효과도 파악해야 해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 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를 두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3.5%까지 왔지만, 재정당국 입장에선 절대 규모로 볼 때 월등히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추경을 3차례 했는데 국가채무가 GDP 대비 43.5% 정도로, 내년도에도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상당히 적극적인 재정 정책으로 인해 국가채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재정 사용폭과 국가채무가 늘어난 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른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낮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증가 속도가 빠를 경우 신용평가사에서 관찰하는 것도 있고, (당분간)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므로 그 속도에 대해서는 정부가 유념하고 있다”며 “그렇게 (국가채무가) 늘어날 때 정부가 건전성 회복 의지가 있는지, (조절) 계획이 있는지 이게 중요한 게 아닌가 싶다”고도 말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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