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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인종차별과 싸우는 블랙맨’…샘 오취리 BBC 인터뷰 “韓 블랙페이스 역사 이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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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8-20 13:44:36 수정 : 2020-08-20 13: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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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사운즈 ‘포커스 온 아프리카’ 홈페이지 캡처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맨 위 사진)가 블랙페이스 인종 차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13일(현지 시각) 샘 오취리는 영국 BBC 사운즈 ‘포커스 온 아프리카’ 프로그램에 출연해 ‘샘 오취리 : 한국에서 인종차별과 싸우는 블랙맨’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샘 오취리는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내가 캠퍼스에서 거의 유일한 흑인이었지만 최근 라이베리아, 가나, 우간다 등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아프리카인은 한국을 잘 모르고 한국인은 아프리카 문화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서로에게 상대의 문화를 알려주고자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종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흑인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은 아프리카의 다양성을 배우고 접할 기회가 부족해 텔레비전 등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흑인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다”며 “이런 경향은 한국인이 특별히 인종차별적이라기보다는 다른 모든 나라에서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의정부고 졸업사진에 대해 언급했다. 샘 오취리는 “학생들이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조롱하려는 목적으로 흑인 분장을 한 게 아니라 패러디를 제대로 하려는 의도였음을 안다”고 이해했다. 그러나 “블랙페이스가 많은 흑인과 다문화 국가에서는 금기시하는 부분이 있음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흑인이 블랙페이스를 모욕적으로 받아들이는 역사적 맥락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한국인들이 블랙페이스에 얽힌 역사를 잘 모르고 왜 모욕적인지 이해가 부족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처음 내가 (해당 졸업사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때는 몇몇 한국인과 나 사이에서 매우 의미 있는 대화가 오고 갔다”며 “하지만 어디를 가든 맥락 없이 공격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큰 목소리를 내서 논란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샘 오취리는 과거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눈 찢기를 해 동양인 비하로 비판받은 바 있다. 그는 이에 대해 “한국인을 흉내 내거나 비하하려는 목적 없이 스페인의 ‘못생긴 얼굴 대회’ 이야기를 하면서 얼굴을 최대한 일그러뜨리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살며 일하는 내가 한국인을 비하할 이유가 없다”며 “이를 안 좋게 받아들였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의정부고 학생자치회 페이스북 캡처

 

앞서 의정부고 학생자치회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2020 의정부고 졸업사진 모음집’을 게시했다. 이중 학생들이 블랙페이스를 하고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사진이 속했다. 이에 샘 오취리는 지난 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흑인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며 “문화를 따라 하는 것은 알겠지만 굳이 얼굴색까지 칠해야 하냐.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달라”고 당부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샘 오취리는 이튿날 인스타그램에 “학생들을 비하하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는데 내 의견을 표현하려고 했으나 선을 넘었다”며 “경솔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tkadidch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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