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는 비록 무관중으로 미국 마이애미주 올랜도의 ESPN 월드와이드 스포츠센터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열리고 있지만 챔피언을 가리기 위한 플레이오프(PO) 1라운드가 막바지를 향해가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27일 예정됐던 PO 1라운드 5차전 밀워키-올랜도, 휴스턴-오클라호마시티, LA 레이커스-포틀랜드의 경기가 모두 열리지 못했다.
지난 24일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들에게 총격을 받은 사건이 벌어진 것이 발단이었다. 이날 세 경기 중 가장 먼저 열릴 예정이었던 밀워키와 올랜도의 경기를 앞두고 이 사건에 대한 항의 표시로 밀워키 선수들이 출전을 거부한 것이다. 밀워키는 위스콘신주의 최대도시다. 밀워키 선수단은 이날 5차전 체육관 라커룸에 머물다가 코트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몸을 풀던 올랜도 선수들은 경기 시작 약 4분을 남기고 코트를 떠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3월부터 7월 말까지 중단됐다가 재개된 이번 시즌 NBA는 코트 바닥에 ‘흑인 생명이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슬로건을 새겼고, 선수들의 유니폼에도 자발적으로 ‘평등’이나 ‘얼마나 더 많은(희생이 필요한가)’ 등과 같은 문구를 새릴 정도로 인종차별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NBA는 흑인 선수비율이 74%로 미국 스포츠 가운데서도 그 비율이 가장 높다.
또한 28일로 예정된 토론토 랩터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동부 콘퍼런스 PO 2라운드 1차전 역시 양 팀 선수들이 보이콧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NBA PO가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여기에 더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선수단도 정규리그 경기를 보이콧했다. 밀워키 구단은 이날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를 취소했다. MLB에서 흑인 선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시애틀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치를 예정이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방문 경기를 연기하기로 했다. 었다.
이번에 총격을 받은 블레이크라는 남성은 특히 아들들이 보는 앞에서 총에 맞은것으로 알려져 5월 미네소타주 사건에 이어 다시 한번 미국 전역으로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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