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트럼프를, 중국은 바이든을 원한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세를 본격화하며 유권자들과 만날 때 마다하는 말은 “중국은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는 말이다. 이런 시점에서 느닷없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입에서 러시아의 대선개입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는 공개 증언이 나왔다.
크리스토퍼 레이(사진) FBI 국장은 17일(현지시간)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에 출석해 러시아가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허위사실을 지속해 내보내면서 미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선거 과정에서 미국인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고도 경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레이 국장은 러시아가 민주당 후보는 러시아 이익에 적대적인 입장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후보를 폄하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계속해서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건 정보기관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레이 국장의 언급은 지난달 7일 러시아, 중국, 이란이 올 대선에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의 경고에 이은 것이다. 당시 NCSC의 윌리엄 에바니나 소장은 러시아에 대해 “바이든 후보를 폄하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쓰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선거개입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 정보기관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띄우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깎아내리는 활동을 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레이 국장은 민주당 이메일과 주 선거 시스템 해킹 시도가 있었던 지난 대선과 달리 올해는 허위정보 캠페인으로 러시아의 개입이 제한된 것 같다고 했다.
레이 국장의 의회 증언을 두고 미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중국이 바이든 당선을 위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러시아가 2016년에 이어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해 나섰다는 신빙성 있는 보도 내용은 폄훼하는 와중에 이런 발언이 나왔다”고 주목했다.
김민서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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