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라임사태 후 옵티머스 부실징후 분류
환매 중단 전 예방 가능했다” 꼬집어
“靑인사 관여로 감독 제대로 안돼” 추궁
與도 “수상한 거래 조사 안해… 직무유기”
윤 금감원장 “靑 관련 보고 받은적 없어”
13일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금감원의 감독 실패로 라임 자산운용과 옵티머스 사태를 미연에 막지 못하고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금감원이 사전에 이들 사모펀드의 부실징후를 인지하고도 뒷북 대응을 했다는 것이다. ‘시정조치 시간 끌기’ 등으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야, 한목소리로 라임·옵티머스 부실 감독 질타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은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7차례 민원이 접수된 점, 라임 사태 이후 사모펀드 운용사 52곳을 조사해 옵티머스를 부실징후 운용사로 분류해 놓았던 점 등을 들어 “환매 중단 전 예방조치가 충분히 가능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의 공통점이 청와대 인사가 관여돼 있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금감원의 감독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윤 원장은 “감독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윤 원장은 ‘이헌재 전 부총리나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옵티머스 고문단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있느냐’ ‘옵티머스 자산운용 검사결과를 보고받았을 때 청와대나 정치권 인사가 관련돼 있다는 것을 보고받았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잇따른 추궁에도 “그런 적 없다”며 부인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은 “라임과 관련해 금감원이 2017년 5월22일에 주식시세 조정 의혹 제보를 받는데 자체 종결한다. 금감원은 이미 거래소로부터 라임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통보받은 상황에서 주식시세 조정 의혹까지 있는데 자체 종결 처리를 했다”며 “아주 무능하기 이를 데가 없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은 “옵티머스가 과거 금감원 고위층에게 로비한 정황이 알려진 데 이어 실제 금감원이 옵티머스에 과도한 기간을 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이에 대해 “사모펀드 수가 워낙 많아 들여다보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도 “라임 펀드는 환매 중단 선언 이후에도 고객의 자금을 제멋대로 쓰는 상황이 발생했고, 거기에 대해 금감위의 제재가 없었다”며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이런 수상한 거래에 대해 조사한 적이 없다. 제가 보기에는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이날 라임 환매 중단과 관련해 “판매자 합의를 얻을 수 있다면 추정 손실을 합의해 그 부분에 대한 지급을 먼저 추진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추정 손실로 손실액을 선지급하는 방안은 판매사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판매사들도 고객 보호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과방위로 불똥 튄 옵티머스 사태
옵티머스 사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감에서도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옵티머스 대체투자부문 대표와 친분이 있던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직원이 규정을 어긴 채 옵티머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징계를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전파진흥원의 관리 책임을 따져 물었다.
허은아 의원은 “옵티머스 사건에 연루된 기금운용 책임자이자 그 과정에서 로비에 연루된 A씨가 징계를 받은 뒤 북서울본부 전문위원을 하다 1년 넘어 인천의 경인본부 본부장으로 복직했다”면서 “귀양보낼 사람을 휴가보낸 식인데 징계가 아닐뿐더러 성과금 포함 매년 1억원 상당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전파진흥원의 전 기금운용본부장 A씨(1급)와 전 기금운용팀장 B씨(2급)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 748억원을 옵티머스자산운용을 통해 사모펀드에 투자했다. 이 투자는 과기정통부 감사에서 운용대상이나 방법, 위험허용한도 등이 포함된 계약서 없이 진행된 점이 발견돼 “공공기관의 공신력을 훼손했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2018년 10월 징계처분(견책)을 받았다. 정한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원장은 “(A씨는) 보직해임 상태였고, 현재는 기금업무를 배제하고 1월부터 지방본부에 근무토록 했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A본부장이 정통부, 방통위 공무원 출신으로 우체국 금융 적립금을 운영하면서 금융권 인사와 친분을 쌓았고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부문 대표와 가족 해외여행을 다닐 정도로 친했다”면서 유착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의 김영식 의원은 “전파진흥원이 사모펀드 투자 당시 736억원 규모 기금을 운용할 때 제안서가 달랑 세 페이지였다”며 “위험성을 알면서도 기금운용을 임의로 한 것이라는 의혹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판매사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데 운용사 관련 부분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징계 진행 시 알지 못한 사안들이 있어 검찰 수사를 의뢰했고 결과가 나오면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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