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견학이 13개월만에 재개되면서 4일 판문점을 찾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 연락채널 복원 등을 북측에 제안했다.
이 장관은 이날 판문점 견학 지원센터 개소식에서 “평화를 향한 ‘세 가지 작은 걸음’을 내딛자는 제안을 하며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물꼬가 다시 트여지기를 소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지금은 응답하지 않는 남측 ‘자유의 집’과 북측 ‘판문각’ 사이의 통신이 복구되기를 바란다”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빠른 시간 안에 반드시 복원되고, 재가동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판문점 내 남북의 자유왕래와 판문점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도 제안했다.
이 장관은 “함께 비무장화를 이뤄낸 만큼, 판문점 공간 안에서라도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나가길 바란다”며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당장 어렵다면, 화상상봉과 서신 교환 등 언택트 방식으로라도 이산가족의 상봉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장관은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 여러분’이라고 지칭하며 “남과 북이 새로운 평화의 시간을 다시 설계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 장관은 개소식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남북관계와 관련해 “10월 11일 당 창건 행사 그리고 11월 3일 미국의 대통령 선거, 1월 초로 예정된 그들의 당대회 이런 큰 정치 일정을 통해서 북측이 현상을 변동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아직까지는 상황을 격화시키거나 파국으로 가는 것보다는 좀 개선하는 쪽으로 가능성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로서는 어떤 상황이 되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착실하게 진척시켜나갈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선 결과가 새로운 정세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판문점 견학 재개에 대해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가 작년에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먼저 문을 닫았었고 북쪽은 올해 1월에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문을 닫았었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들도 조금씩은 다르다”며 “이제 그 부분들이 어느 정도 잡혔기 때문에 우린 열 수 있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 거고 북측이 판문점 견학을 재개하는 건 북측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판문점 견학은 ASF 확산에 따라 지난해 10월 중단됐다가 이날 재개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전보다 줄어든 하루 2차례, 회당 40명으로 운영된다. 통일부는 당초 11월 한 달간 닷새만 견학을 진행하려 했지만 신청 당일에 예정된 인원 400명이 모두 마감되는 등 관심이 높아 엿새를 추가했다.
파주=판문점 공동취재단,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