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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2025년 이후 우리 쓰레기만 매립”…서운한 서울시 “합의 파기”

입력 : 2020-11-13 18:06:52 수정 : 2020-11-13 18: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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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환경부, 인천, 경기도가 맺은 4자 협의체 합의는 신의성실 원칙으로 지켜야”
박남춘 인천시장(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12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인천 자체 쓰레기매립지 ‘인천에코랜드’를 영흥도에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인천시가 서울·경기도와 함께 쓰레기를 매립해 온 수도권매립지(인천 서구 소재)를 2025년까지만 운영하고 그 후에는 다른 시·도의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서울시의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서울시는 내주 인천시와 만나 의견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박남춘 인천시장이 쓰레기매립의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해 상황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의 한 관계자는 “환경부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맺은 4자 협의체 합의는 신의성실 원칙에 의해 지켜져야 한다”며 “인천시가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고 독자 매립지 지역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다음주 직접 만나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옹진군 영흥면에 자체 폐기물매립지인 ‘인천에코랜드’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5년부터는 인천의 쓰레기만 처리하고 다른 지역의 쓰레기는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4자 협의체 합의는 지난 30년간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를 함께 사용해온 서울·인천·경기도가 2016년으로 끝날 예정이었던 사용기한을 2025년까지 연장한 것을 말한다. 이 합의에는 3개 시·도가 대체 매립지를 구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3-1매립장(103만㎡)을 추가 사용하되, 만일 이곳의 사용이 끝날 때까지도 후속 대체 매립지를 구하지 못하면 매립지 잔여 부지의 15%(106만㎡) 범위에서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도 있다고 한다.

 

박남춘 인천시장(사진 왼쪽)이 12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인천 자체 쓰레기매립지 ‘인천에코랜드’를 영흥도에 조성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쓰레기 감축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당혹감 속에서도 인천시에 내심 서운한 기색을 서울시가 비치는 데는 단서 조항을 적용하면 현 매립지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데도, 인천시가 합의를 파기하려는 것 아니냐고 보는 데서 기인한다. 만약 인천의 독자노선이 현실화되면 서울 내에서는 사실상 독자적 매립지를 확보하는 게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쓰레기 대란 발생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서울시는 합의를 거치면서 인천의 매립면허권 지분이 서울(40.9%)보다 더 많은 41.6%이고, 폐기물 반입 수수료의 절반을 가산금으로 내 매립지 주변 지역 환경 개선에 쓰도록 하는 등 적잖은 이득을 인천이 봤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인천시는 서울시가 후속 대체 매립지 확보를 위해 노력도 하지 않았고, 연장 사용에만 방점을 두고 있다며, 수도권 3개 시·도가 공동으로 대체 매립지를 공모하자는 서울의 제안은 사실상 형식적인 꼼수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뉴스1에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해서는 행정절차, 주민갈등 해소 등에 10년8개월이 걸린다는 연구용역 결과가 있다”며 “기존 수도권 매립지의 잔여 부지를 쓰더라도 5년 이상 걸리므로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정도로 촉박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대체매립지 확보 의지가 부족하다는 인천시 지적에는 “수도권매립지가 있는 인천시민들의 고통에는 모두 공감하며, 대체매립지 확보를 위해 지금까지도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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