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재난지원금’ 논쟁 수면 위로… 野 “본예산 포함” 與 “확산세 아냐”

김종인 “미리 준비하는 게 좋아”
與 “국민 합의가 우선” 신중론
1·2차 지원금 효과 검증 안 돼
‘정치권 선심성 주장’ 비판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치권에서 3차 재난지원금 논쟁이 불거졌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확산에 대비하겠다는 명분을 들고 나왔으나 지난 두 차례의 재난지원금 효과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선심성 주장을 내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은 3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비해 예산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본예산안에 코로나 사태와 결부된 재난지원금이나 지원대책이 포함돼있지 않은 것 같다. 본예산 통과 전 여러 가지 예산상의 준비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확진자가 늘어나니까 재난지원금 얘기가 나오는데, (예산안 처리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예상해서 준비하는 게 온당하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12월 2일에 본예산을 통과시켜놓고 내년 1월에 재난지원금 추경을 한다고 창피하게 얘기할 수 있나. 이런 것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 역시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에도 코로나19로 민생이 어려울 텐데 그쪽에 대폭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에서 제출한 556조원 가운데 최소한 15조원 이상은 감액을 해서 내년 코로나19에 대응하고 민생을 챙기는 데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여당은 3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국민의힘 주장과 관련해 “그건 안 된다. 긴급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면 추경을 다시 해야 한다”며 시간상 3차 재난지원금의 본예산 편성은 어렵다고 봤다. 민주당은 코로나19 3차 확산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고, 3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국민적 합의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당장의 재난지원금 지급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도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된 상황에서 연말이 지나고 나면 경제가 더 심각하게 나빠질 것”이라며 “12월은 시간상 어렵고, 내년 2∼3월이 되면 선거로 인한 논란이 커지므로 1월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내년 1월에 가서 추경을 편성하는 것보다는 지금 편성 중인 본예산에 3차 재난지원금을 미리 편성해 놓는 게 낫다”며 “정말 다급해지면 4차 재난지원금을 추경으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곽은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