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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급’ 낮춘 安, 정계개편 불씨로… 野 후보단일화 ‘산 넘어 산’

입력 : 2020-12-20 19:32:19 수정 : 2020-12-20 21: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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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反文 빅텐트’ 주도권 다툼 예고
安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 할 것”
국민의당, 安과 결선투표 무게 실려
국민의힘, 내부 경선 참여 요구할 듯
오신환 “모든 후보들 원샷 경선해야”
야권단일화 ‘게임의 룰’ 벌써 기싸움
일각 “차차기 대선 노린 행보” 평가
결자해지 명분 3번째 도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2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은 차기 대권주자 중 첫 ‘대권 불출마 선언’이란 점에서 더욱 파장이 크다. 향후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후보 선정 과정을 넘어 대권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정계개편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안 대표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 내부 주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제3지대’ 사이의 단일화 작업 역시 녹록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야권으로서는 일단 호재”… 서울시장 선거 판세 영향은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는 일단 야권 입장에서는 호재라는 것이 중론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대표 출마로 국민의힘이 중도층을 흡수할 여지가 생겼다. 일단 국민의힘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유권자들이 야권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선 흥행 가능성도 커졌다. ‘야권 잠룡’으로 거론되던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로 체급을 낮춘 데 따른 것이다. 기존에 출마선언을 한 당내 주자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만큼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과정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흥행 효과를 살리면서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결집하는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면서 “쉬운 게임은 아니지만 판 자체가 대선 급으로 커진 상황에서 다른 야권 주자들도 출마 가능성을 내비칠 수 있는 상황이 된 만큼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범야권 단일후보’ 될 수 있을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야권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단일화의 구체적 방식과 주도권을 둘러싸고는 각자의 셈법이 복잡하다. 기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안 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 “안철수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 단일후보” 등을 거론하며 단일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현재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 국민의힘 주자는 김선동 전 사무총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이종구·이혜훈 전 의원,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이 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사실상 출마에 무게를 두고 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밖의 또 다른 범야권 주자로는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론된다.

사진=연합뉴스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범야권 단일화 협상 또는 결선투표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입당해 당 내부 경선에 참여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국민의힘(103석)과 국민의당(3석)의 의석수 격차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당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단일화 주도권 경쟁에 견제구를 던졌다. ‘당내 후보론’을 강조해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명운을 건 김 위원장으로서는 ‘국민의힘이 중심이 된 야권 승리’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온라인 비대위 회의에서 “너무 앞서나간 억측은 하지 말라”며 안 대표 중심의 단일화 움직임을 경계했다. 당내 ‘차출론’이 제기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야권 대통합과 단결의 큰 밑그림이 마련되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된 정진석 의원은 “이기는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면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된 이후에 ‘결선 경선’과 같은 것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오신환 전 의원은 “안철수, 금태섭, 그리고 국민의힘 모든 후보들이 용광로 속으로 뛰어드는 범야권 원샷 경선, ‘범야권 공동경선’을 하자”고 제안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는 안 대표가 단일화 전 여론조사에서 자력으로 지지율 10%를 일단 넘겨야 향후 논의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그 선을 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 주자들 중 한 사람에 그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 이태규, 권은희 의원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대선에도 영향 미칠 듯…“불확실성 제거 효과”

 

안 대표가 대선 출마에서 서울시장 출마로 급선회한 이유에 대해서는 차기 또는 차차기 대선을 노리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 교수는 “대선에 나가려면 둥지가 있어야 하는데 국민의당은 3석밖에 안 된다. 자기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닌 이상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면서 “국민의힘과 합당을 하거나 야권 통합을 하자니 국민의힘에선 코웃음을 치고 있다. 결국 이번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고 이를 토대로 차차기 대선에 도전하자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거대 여당의 독주와 지리멸렬한 야권이라는 정치지형 속에서 소속 의원 3명의 초미니 정당의 ‘원외 대표’로서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 한계를 절감한 것이라는 의미다. ‘정치컨설팅 민’의 박성민 대표는 “눈에 보이는 제3당 후보가 안 대표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그간 보수 후보를 내세워 판판이 패했던 야권이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등 중도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후보로 눈을 돌릴 여지가 생길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여권 내부에서도 이낙연 대표의 지지세가 하락하고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불안정성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제3후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장혜진·김민순·김주영·이동수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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