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을 끌어온 중국과 유럽연합(EU)의 투자협정 협상이 위구르족 강제노동 문제로 막판 난항을 겪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지난주 회원국들에 협정체결을 위해 “원론적으로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며 통신·금융·전기차 분야의 시장접근권과 관련해 중국이 충분한 양보를 했다고 중국과의 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EU의회에서 중국의 국제노동기구(ILO) 노동기준 준수와 관련한 비판이 곧바로 제기되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ILO 강제노동 관련 기준을 따르지 않을 경우 EU 의회가 투자협정을 통과시키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EU의회는 지난주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의 노동 관행을 비판하며 중국과의 모든 포괄적 합의에 ‘강제노동 관련 국제조약을 존중한다’는 약속이 포함되도록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의 한 소식통은 “ILO 규약에 대한 적절한 약속이 없다면 (협정 통과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SCMP는 중국이 강제노동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베트남의 경우 유럽연합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강제노동 및 미성년 노동 종식 등 ILO 규약을 받아들인 바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인권단체와 서방 국가들은 신장지역 재교육 수용소에 수용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이슬람교도 약 100만 명이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다며 중국이 이슬람교를 부정하고 공산당에 충성하도록 세뇌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재교육 수용소가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직업교육 시설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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