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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집콕’에 대사증후군 ‘빨간불’… “배달음식 주의”

입력 : 2020-12-28 06:00:00 수정 : 2021-01-15 11: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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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회사원 이모(35)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상향 조정된 지난 8일 이후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혼자 사는 이씨는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챙기고 있다. 평소 출근 전 아파트 내 체육관에서 꾸준히 운동을 하던 이씨지만 코로나19로 체육관이 문을 닫으면서 운동도 못하고 있다.

 

이씨는 “처음에는 직접 된장도 끓여 먹었지만 점점 귀찮아졌다. 주로 치킨, 중국음식, 피자 등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다”며 “운동을 못하고 밖에 나가 활동하는 시간이 줄면서 보름 새 3kg이 넘게 쪘다”고 말했다. 

 

◆“평소 관리 잘하던 환자도 수치 악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사증후군 예방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나트륨과 당 함량이 높은 배달음식 섭취가 늘고, 외부 활동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27일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전숙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하루 외래환자 50∼60명 중 40∼50명이 혈당, 혈압이 높아진 상태로 진료를 왔다”며 “평소 관리를 잘하던 환자들도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대부분 체중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승환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역시 “지표가 굳이 악화되지 않더라도 절반 이상의 환자가 체중, 혈당 등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 남성 90cm, 여성 85cm 이상 △중성지방 150mg/dL 이상 △공복 혈당 100mg/dL 이상 △수축기 혈압 130·이완기 혈압 85mmHg 이상 △고밀도지질단백질(HDL) 콜레스테롤 남성 40mg/dL, 여성 50mg/dL 미만 등의 위험요인 5가지 중 3가지 이상의 조건이 충족될 경우 진단된다. 

 

대사증후군 원인으로는 인슐린 저항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을 대사증후군의 핵심 병인으로 볼 수 있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이 간, 지방, 근육 등 각 조직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복부 비만과 혈압, 혈당 등의 대사증후군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인슐린에 대한 몸의 반응이 정상보다 감소돼 근육 및 지방세포가 포도당을 잘 섭취하지 못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이 분비돼 비만과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난해 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18년 건강검진통계연보’에 따르면 건강검진을 받은 수검자의 30.4%가 대사증후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위험 요인 중 1개 이상을 보유한 경우는 78.5%에 달했다. 진단기준별로는 복부비만 26.6%, 고혈압 49.2%, 고혈당 42.9%, 높은 중성지방 35.4%, 낮은 HDL콜레스테롤혈증 24.8%이었다. 

 

◆식이요법·운동 병행돼야

 

대사증후군의 경우 진단을 받아도 이를 질병으로 인지하지 않고 의사의 ‘가벼운 경고’라고 넘기는 환자가 많다. 그러나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심혈관질환의 위험은 두 배 이상 높고, 당뇨 발병 가능성은 10배 이상 증가한다. 

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체중, 혈압, 혈당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사증후군 환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밀가루와 설탕, 나트륨이 많이 포함된 배달음식을 줄이고 홈트레이닝과 스트레칭으로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전 교수는 “대사증후군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각각의 질병과 질병의 전 단계가 하나둘씩 쌓인 집합 상태”라며 “대사증후군을 건강에 대한 ‘주의 단계’ 정도로 여기면 안 된다. 오히려 여러 질병이 집합된 고위험군으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당연히 진단지표 수가 많을수록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대사증후군 개선을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운동이 꼭 병행되어야 한다. 체중관리, 특히 복부비만 관리를 위해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고 밀가루, 설탕, 나트륨의 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 무지방·저지방 유제품과 오메가3가 함유된 생선이나 견과류를 섭취하는 방식도 관리에 도움이 된다. 술은 가급적 남자는 2잔, 여자는 1잔 이내로 줄여야 한다. 하루 한 갑 담배는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24%, 한 갑 반은 79% 높아지는 만큼 금연은 필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요즘처럼 체육시설 이용과 바깥 활동이 어려운 시기에는 인터넷 동영상을 통한 홈트레이닝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에 비해 제2형 당뇨병과 심장병 발생률이 30∼55%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교수는 “배달음식은 대부분 지방과 당, 나트륨 함량이 높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며 “코로나19로 자전거나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이 불가능하다면 최소한 식사 후 집에서 방과 거실을 오가는 운동이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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