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아침 최저 영하 18도
전국에 한파와 폭설이 몰아쳤지만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이틀동안 출퇴근길 시민들이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었다. 재해 당국은 6일 밤부터 2만6000여명의 인력과 1만1000여대의 장비를 투입해 제설작업을 벌였지만 7일 오전까지 제설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7일 서울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평소 출근시간대 시속 23∼25㎞를 오가던 서울 주요 도로 평균 속도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19㎞까지 내려갔다. 경기 안양시에서 서울 서대문구 직장으로 출근하는 김모(32)씨는 이날 2시간 가까이 도로에 머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문자가 와 지하철을 탔는데 전동차 고장으로 다시 버스에 올라야 했다”며 “도로까지 정체돼 출근길이 지옥이었다”고 했다. 6일 저녁 퇴근길 도로에 갇힌 시민들은 7일 출근길 교통대란이 일어나자 서울시 등 지자체의 늦장 대응을 비난하고 나섰다. 한 시민은 “눈이 온다고 예보됐는데도 불구하고 제때 제설작업을 하지 않은 것은 안일한 행정”이라며 행정당국을 비판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도 “공무원이 제설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불만 글들이 연이어 올랐다.
이번 폭설은 수도권 남부에 집중됐다. 서대문구는 전날 최대 적설량이 3.6㎝ 정도였는데 서초구는 13.7㎝로 편차가 컸다. 서초구 방배동, 내곡동 일대 언덕길은 결빙돼 후륜구동 차량이 오르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상청의 눈 예보에 사전 제설제를 살포했으나 시간당 7㎝ 이상 눈이 일시에 내려 효과가 감소했고, 퇴근시간대 차량이 정체되면서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오전 3시부터 비상대응 수위를 2단계로 격상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오후 7시30분 기준 전남과 경남, 제주 등 주요 도로 17개 노선이 통제된 상태다. 수도권 지하철 곳곳에서 한파와 폭설에 따른 열차 고장으로 출근길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8일에는 한파가 더 심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8도, 낮 최고기온도 영하 10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내륙과 경북 북부내륙에는 기온이 영하 25도까지 떨어지는 곳도 있겠다.
안승진·박유빈 기자, 전국종합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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