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냉장고 고장으로 실온 노출
폐기 처분 위기서 초고속 접종
CDC “530만 접종… 29명 과민증”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6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조건부 판매를 승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구 4억5000만명의 EU 27개 회원국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백신에 이어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EU 집행위는 유럽의약품청(EMA)이 모더나 백신의 조건부 판매 승인을 권고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인 이날 오후 회원국들 지지를 토대로 승인 결정을 내렸다.
앞서 이날 EMA는 전문가 회의를 거쳐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이 백신의 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EU의 조건부 판매 승인은 코로나19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절차로, 27개 회원국에서 1년간 의약품이 판매될 수 있으며 매년 갱신도 가능하다.
EU 행정부 수반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유럽인들을 위해 더 많은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것”이라면서 “EU에서 승인된 두 번째 백신인 모더나 백신으로 우리는 추가로 1억6000만회 투여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모더나 백신이 올해 1분기와 3분기 사이에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U의 모더나 백신 승인은 EU 내부에서 “조기에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고조되는 중 이뤄졌다.
미국에선 모더나 백신을 보관해 온 냉동고가 고장나는 바람에 백신을 접종하기도 전 폐기 처분할 위기상황에서 2시간 만에 830만명이 초고속으로 백신 주사를 맞는 소동이 빚어졌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멘도시노 카운티의 ‘어드벤티스트 헬스 유카이아’ 병원에선 지난 4일 모더나 백신을 보관 중인 냉동고가 고장나 백신이 몇 시간 동안 실온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모더나 백신은 초저온 냉동을 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과 달리 일반 냉동고에서도 보관이 가능하지만 실온에 노출되는 경우 유통 기한은 12시간이다. 의료진은 안전점검에서 백신 유통기한이 2시간 남짓 남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때부터 백신 접종 속도전에 나서 무사히 접종을 완료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기준 530여만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고 그 가운데 최소 29명이 과민증(아나필락시스)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알레르기반응을 보인 비율은 100만명당 5.5명으로, 독감 예방주사보다 약 4배 높은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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