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25)은 올 시즌을 앞두고 오스트리아리그 잘츠부르크를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 강호 라이프치히에 합류했지만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출장 시간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무너진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뛸 곳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으로의 임대 이적이 급물살을 탔다. 영국 현지 언론에서 “데이비스 모예스 웨스트햄 감독의 최종 결정만 남았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이적이 기정사실로 되는 듯 했다.
이런 황희찬의 잉글랜드행이 마지막 순간 멈춰진 모양새다. 율리안 나겔스만 라이프치히 감독이 레버쿠젠과의 리그 19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28일 밤(한국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적을 부인하는 발언을 한 것. 그는 황희찬의 거취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어제 그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면서 “우리가 예상치 못하게 두 명 이상의 스트라이커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으면 황희찬을 놓아주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라이프치히는 첼시로 떠난 주포 티모 베르너를 대체하기 위해 영입한 황희찬, 저스틴 클루이베르트, 알렉산데르 쇠를로트 등 공격 자원들이 만족스럽지 못한 활약을 펼치자 겨울 이적시장에서 스트라이커 자원을 물색해 왔다. 현재 부진한 공격에도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리그 2위로 순항하고 있는 만큼 팀에 추진력을 더할 스트라이커 영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끝내 공격 자원 추가 영입에 실패해 기존 공격진으로 후반기를 꾸려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만큼, 라이프치히로서도 반등 가능성이 남아있는 황희찬을 붙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나겔스만 감독은 “물론 나 역시 황희찬이 너무 적은 시간을 뛰고 있다는 일부 의견을 이해한다”면서 “그는 팀 합류가 늦었고 부상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도 있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그 연령대 선수들은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적설을 사실상 부인했다.
황희찬도 면담 뒤 이적 결심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나겔스만 감독이 “황희찬 역시 많은 경기를 치르고 싶고 구단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밝혀 임대 대신 팀에 남아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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