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구역서 만취 뺑소니… 2심도 집행유예

재판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 고려”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아동을 치고 달아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는 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A(41)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는 항소심에 이르러 피해자에게 추가 합의금을 줬고, 피해자가 처벌 불원서를 추가로 제출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다고 보인다”며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1심에서 사회봉사 120시간, 준법 운전∙알코올 치료 강의 각 40시간도 명령받았다. A씨는 지난해 1월 23일 오후 11시 20분쯤 광주 모 초등학교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02%인 만취 상태로 화물차를 몰다 B(6∙여)양을 들이받아 다치게 한 뒤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B양을 충격해 다치게 했다”며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사고 현장을 이탈한 자체로 죄질이 나쁘다. A씨는 음주운전으로 3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뉘우치고 있는 점, 3차례 음주운전 처벌을 받았지만 이전 범행으로부터 10여년 이상 지나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광주=한승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