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뮌헨안보회의(MSC)에 잇따라 참석해 ‘미국의 귀환’을 알렸다. 취임후 30일만에 다자무대에 데뷔해 동맹 복귀를 선언하고, 미국 최대 위협으로 간주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례 국제안보 포럼인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유럽과 미국 등 너무 많은 곳에서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있다”며 “독재정치가 향후 최선이라 주장하는 이들과 민주주의가 그런 도전에 대처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들 간에 세계의 미래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가들은 이 순간을 검토하고 기록할 것이다. 이것은 변곡점”이라며 “혼신의 힘을 다해 민주주의가 반드시 승리해야 하며, 우리는 민주주의가 여전히 국민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그게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세계에 미국이 돌아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며 “대서양 동맹이 돌아왔고,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이며 이는 흔들림 없는 맹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미군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결정한 독일 주둔 미군 철수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에 주둔할 수 있는 미군 수에 대해 이전 정부가 부과한 상한선을 철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집단방위 원칙을 명시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조약 5조를 거론하면서 이에 대한 신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중국과의 장기적인 전략적 경쟁에 함께 대비해야 한다”며 중국의 강력한 정치적·경제적 도전에 맞서기 위해 유럽 동맹이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성장의 혜택은 소수가 아닌 광범위하고 공평하게 공유되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는 국제경제 시스템의 토대를 약화시키는 중국 정부의 경제적 (힘의) 남용과 강압에 맞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는 강하고 긴밀한 대서양 공동체와의 협상보다 개별국가를 위협하고 괴롭히는 게 더 쉽기 때문에 나토 동맹을 약화시키려 한다”며 협력을 촉구했다.
백악관은 이날 러시아를 G7 정상회의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우리가 러시아를 새로 초대하거나, (과거의) 초대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분명히 초대는 G7 회원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G7 정상회의 의장국이던 지난해 5월 비회원국인 한국, 호주, 러시아, 인도를 회의에 초청하고 싶다며 이 모임을 주요 11개국(G11)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정부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유엔 안보리와 함께 협상에 다시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공개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는 대유행으로 인한 공중보건·경제 위기를 끝내기 위해 국제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강조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원을 거부했던 프로그램인 코로나19 백신 구매와 배포를 강화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위해 40억달러(약 4조4000억원)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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