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발표 직전 토지거래 폭주…“정보 유출 의심”

인천 계양, 月 거래량의 4배 이상 뛰어
하남 교산·고양 창릉도

10일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인천 계양구 계양신도시 예정부지의 모습. 뉴스1

최근 사전 투기 의혹이 제기된 광명·시흥 외에 다른 3기 신도시 지역도 지구 발표 직전에 토지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3기 신도시 개발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면서 외지인 거래가 급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0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11월 인천 계양구의 순수토지(건축물 제외) 거래량은 336필지로,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월간 평균 거래량(약 78필지)보다 4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계양구 내에서도 사업 비중이 큰 동양동에서는 2018년 하반기에 매월 1~4건 성사되던 토지 거래가 11월에는 8건이나 이뤄졌다. 바로 다음달인 2018년 12월 국토교통부는 인천 계양지구에 1만7000가구 규모의 신도시(계양테크노벨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남 교산과 남양주 왕숙의 토지 거래량도 3기 신도시 발표를 앞두고 들썩였다. 하남시의 순수토지 거래량은 하남 교산의 3기 신도시 발표가 있던 2018년 12월 472필지를 기록했다. 전달 228필지와 비교하면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남양주의 경우에도 왕숙지구 신도시 발표가 있기 1년 전인 2017년 12월 1321필지로 당시 월간 역대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고, 발표가 있던 이듬해 12월 직전까지 네 차례 월간 거래량이 1000필지를 넘겼다.

2019년 5월 2차로 발표된 고양 창릉, 부천 대장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고양 창릉이 있는 고양시 덕양구는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거래량이 100∼200필지였다가 신도시 발표가 있던 5월에 300필지를 넘겼다. 부천도 2018년 월평균 108필지의 거래량을 기록했는데, 신도시 발표 두 달 전인 2019년 3월에는 223필지가 거래됐다.

고양 창릉지구에 심어진 나무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지구 투기 의혹이 확산하면서 경기 고양 창릉지구 등 다른 3기 신도시로 그 여파가 번지고 있다. 사진은 10일 경기 고양시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 일대에 수목이 빽빽하게 심겨져 있는 모습. 고양=하상윤 기자

광명·시흥 외에 다른 신도시 지역도 발표 직전 거래량이 급증했다는 점에서 개발 정보가 상당 부분 사전 유출됐을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주택과 달리 정책에 변화가 거의 없는 토지가 특정 시점에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면 사전정보 유출을 강하게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