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이틀간 여론조사 실시
문항 등 쟁점 세부사항 합의 못해
‘서울시 연정’ 정책협의체 구성키로
단일화 여론조사 오차범위 접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가 오는 19일 확정된다.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마지노선’인 후보 등록 마감일(19일)까지 단일화를 이루자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두 후보 중 누가 단일 후보로 나와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이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양측의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후보의 실무협상단은 11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나 2차 실무협의를 갖고 단일화 일정에 합의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기자들에게 “17∼18일 여론조사를 하고 19일 (단일 후보를) 발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측 정양석 사무총장은 “토론 횟수·방식, 여론조사 등에 대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그간 쟁점이었던 여론조사 문항 등 세부사항의 협상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양측은 12일 오전에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간다.
앞서 두 후보는 지난 10일 만나 ‘서울시 공동경영’과 이를 위한 ‘양당 정책 협의체 구성’, ‘비전 발표회 개최’ 등 세 가지 사안에 직접 합의했다. 지난 8일 ‘맥주 회동’에 이은 2차 회동이다. 오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큰 틀에서 서울시 공동경영을 어떻게 할지 의견 접근을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오 후보는 그간 양측이 서울시 연립정부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 지지층을 모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안 후보도 서울시 집행부가 ‘범야권 연립 지방정부’가 돼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오래전부터 국민의힘과 정책 협의를 해 왔다. 이번에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도 이러한 정책협의팀을 따로 출범시키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비전 발표회와 관련해선 “‘한 번의 비전 발표회를 갖자’고 제가 제안을 했다. 그랬더니 그 부분에 대해 ‘좋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12일이나 14일에, 각자 10∼15분 정도 발표하고 질의·응답하는 형태로 한 시간 정도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야권이 책임을 맡으면 서울시가 어떻게 바뀌겠다는 걸 잘 알려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두 후보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서울의 만 18세 이상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오 후보는 박 후보와 양자 대결에서 44.3% 대 39.5%로, 안 후보는 박 후보에게 44.9% 대 37%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은 38.4%, 안 후보로 단일화돼야 한다는 응답은 38.3%로 팽팽했다. 반면 야권 후보 단일화 불발 시 3자 대결에서는 박 후보(35%)가 오 후보(24%)와 안 후보(25.4%)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장 선거 승패가 결국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여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는 만큼 단일화를 둘러싼 실무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
두 후보는 이날도 민생행보를 이어가며 막판 표심잡기에 나섰다. 오 후보는 서울 영등포구 한 사무실에서 대방초·신길중 학부모 간담회를 가졌고, 안 후보는 국회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 보육공약 발표회를 열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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