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피의자 20대 남성이 집 주소를 알려준 적도 없는데 찾아와 전화를 피한 피해자를 집 앞에서 8시간이나 기다려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했다고 고민 토로하며 불안도 호소”
서울 노원구에서 피살된 세 모녀 중 큰딸이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며 지인에게 불안감을 호소했다는 전언이다. 경찰은 큰딸 지인의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이번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노원경찰서는 피의자인 20대 남성 A씨가 장녀 B씨를 스토킹했다는 취지의 진술과 자료 등을 확보했다고 31일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큰딸의 지인은 경찰 조사에서 B씨가 지난 1월 말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며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두려움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지인 진술에 따르면 B씨가 집 주소를 알려준 적도 없는데 A씨가 찾아왔고, 전화를 피한 큰딸을 집 앞에서 8시간이나 기다려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했다.
경찰은 이 진술을 뒷받침하는 문자 메시지 등을 확보하고, 피해자 집 주변의 기지국 자료 등을 이동통신사로부터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다만 경찰은 A씨와 B씨의 관계에 대해 확인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뉴스1에 “B씨와 지인이 주고 받은 메신저 내용 등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며 “아직까진 A씨와 B씨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기 부적절한 상황으로, 신중하게 접근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B씨의 지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누리꾼은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잘못된 정보로 피해자들을 욕보이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 누리꾼은 ‘이번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에 대한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A씨가 B씨의 전 연인이었다는 일각의 전언에 대해 “절대로 연인관계가 아니었고 1월쯤부터 피해자가 스토킹을 당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경찰은 A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도 검토 중이다. 신상정보공개심의위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피해가 중대하며,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 공공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열리며, 그 결과에 따라 피의자 이름과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29일 ‘노원 일가족 3명 살인사건의 가해자 20대 남성 신상공개 촉구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사진)이 올라와 이날 오후 5시52분 기준 동의 수가 20만명을 돌파해 답변 조건을 충족했다.
경찰은 지난 25일 노원구 중계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하고 자해한 A씨를 붙잡았다. 그는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인데,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 및 조사 일정을 저울질 중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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