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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환경오염 피해자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성명

입력 : 2021-04-20 16:18:04 수정 : 2021-04-20 16: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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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쿄전력, 오염수 해양 방류 공정표 이르면 5월 중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제출
지난 1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마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사상 최악의 환경오염 사고로 알려진 ‘미나마타병’으로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이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하고 나섰다.

 

‘미나마타병’은 일본 구마모토현 미나미타시에 있던 한 화학공장이 지속적으로 방류한 메틸수은 함유 폐수로 인해 발생한 수은 중독성 신경질환이다.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미나마타병 피해자·지원자 연락회는 전날 미나마타시에서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미나마타병의 교훈을 전혀 돌아보지 않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려는 것”이라며 오염수 해양 방출에 항의하고 반대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구마모토, 니가타 2개 현의 미나마타병 피해자 관련 9개 단체로 이뤄진 연락회는 일본 정부와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삼중수소(트리튬)가 함유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오염 농도를 법정기준치 이하로 낮추어 방류하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해양에 방출하는 트리튬 등의 총량은 감소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연환경에 배출되는 공해 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미나마타병으로 경험했다며 삼중수소 등을 함유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에선 방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락회 사무국에서 활동하는 다니 요이치씨는 “미나마타병으로도 이만큼(엄청난) 피해가 나오고 있다”며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배출되는 오염수를 처리해 방류하는 물이 안전하다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주장을 누가 믿겠느냐고 말했다.

 

임신 상태에서 수은에 중독돼 태아성 미나마타병을 앓고 있는 나가이 이사무씨는 “미나마타병에 걸려 고통스럽다. (제발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지 말아 달라”고 눈물을 흘리면서 일본 정부에 호소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앞선 13일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에 따라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보관 중인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결정하고 이를 관계 각료 회의에서 의결하기로 했다.

 

회의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해양 방류가 결정된 상태다. 다만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승인 등이 필요해 실제 방출까지는 2년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오염수 처리 기본 방침’에는 오염수 해양 방출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지만 삼중수소(트리튬)는 걸러내지 못해 물을 섞어 농도를 낮춘 뒤 방출한다는 계획 등이 담겼다.

 

오염수 해양방류가 규제위를 통과하면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완료 시점과 맞물려 오는 2041년에서 2051년쯤까지 수십여년간 오염수가 바다에 흘러들게 된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 원전 부지에서 보관중인 오염수는 무려 125만844t에 달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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